'박연차 리스트'의 유탄은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을 비켜가지 않았다. 안 최고위원은 박 회장에게서 2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민주당 이광재 의원과 함께 '좌(左) 희정, 우(右) 광재'로 불릴 만큼, 노무현 전 대통령의 386 핵심 측근이다.

안 최고위원은 박 회장으로부터 5000만원어치의 상품권을 받은 혐의가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안 최고위원은 상품권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문제가 되는 건지는 검찰에서 판단해줄 것"이라고 했다.

이광재 의원이 각종 검찰 수사를 받는 와중에도 재선(再選)이 된 반면, 안 최고위원은 2002년 대선 때 65억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혐의로 2003년 구속돼 1년을 감옥에서 꼬박 보낸 뒤 정치 일선에선 물러나 있었다. 당시 여권 일각에선 "대통령 만들어 놓고 영화(榮華)는 누리지 못하고 짐만 혼자 다 썼다"며 측은한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한편 9일 조세 포탈과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된 강금원 회장은 "대통령을 도왔다고 해서 이렇게 정치탄압을 하니 달게 받겠다"고 했다. 검찰은 강 회장의 돈 씀씀이도 파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