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1일부터 휴대전화로 국제전화가 오면 발신자번호 앞에 001, 002 등 국제전화임을 알 수 있는 식별번호가 표시된다. 중국 등 외국 콜센터에서 국내 휴대전화 이용자들에게 국제전화를 걸어 국내 기관을 사칭하거나 "자녀를 납치했다"는 식의 거짓말을 해서 돈을 이체받아 가로채는 이른바 '보이스피싱(전화사기범죄)'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경찰청은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을 위해 5개 기간통신사와 3개 이동통신사와 협의, 오는 5월부터 '국제전화식별번호제도'를, 11월부터 '휴대폰 국제전화 표시 서비스'를 실시하겠다"고 16일 밝혔다.

5월부터 시행되는 국제전화식별번호제도란 중국 등 해외에서 걸려오는 국제전화번호 앞에 001(KT), 002(LG데이콤), 005(SK브로드밴드), 006(SK텔링크), 008(온세텔레콤) 등 국제전화를 접수한 국내 통신업체의 고유한 식별번호를 함께 표시하는 것이다. 이 같은 식별번호는 과거에도 사용됐으나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은 소비자들이 "왜 이런 전화를 연결해 줬느냐"고 항의하는 일이 잇따르자 일부 통신업체들이 국제전화 표시를 중단했었다.

한편 11월부터 도입되는 '휴대폰 국제전화 표시 서비스'는 휴대전화로 국제전화가 걸려오면 이동통신사에서 소비자들의 휴대전화 액정 화면에 '국제전화입니다' 라는 한글 문자 메시지가 자동적으로 뜨게 하는 것이다.

두 제도가 시차를 두고 시행되는 것은 '국제전화식별번호 제도'는 이미 일부 시행되고 있는 데 비해 '휴대전화 국제전화 표시 서비스'는 새로 도입되는 제도라 기술적으로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6월 처음 등장한 보이스피싱은 지난 3월까지 경찰에 신고된 사례만 1만6030건에 피해액이 1621억원에 이른다. 금융기관이나 공무원 행세를 하거나 자녀 납치범을 가장한 이들 전화 대부분은 그 발신지가 중국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5월부터는 휴대전화로 검찰·경찰·금융기관 등을 사칭하는 전화가 걸려와도 001이나 002 등으로 발신자번호가 시작되면 보이스피싱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