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박주영◇이근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풀럼의 물밑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풀럼은 지난 2007년 세계적인 기업 LG전자와 메인 스폰서 계약을 했다. 내년 6월까지 후원 계약이 돼 있는데 양 측은 기간 내 한국 선수 1명을 보유한다는 조항에 합의했다.

현재 풀럼은 2009~2010시즌을 준비하면서 팀 전력 정비 작업에 들어갔다. 풀럼은 이번 시즌에서 프리미어리그 7위를 달리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다음 시즌 유로파컵(UEFA컵의 새로운 형태)에 출전하게 된다. 따라서 두 대회를 병행하기 위해선 스쿼드를 두텁게 할 필요가 있다. 또 메인 스폰서 LG전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선 한국 선수 영입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풀럼은 팀 전력을 보강하면서 메인 스폰서 기업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EPL 무대에서 통할 기량을 갖춘 한국 선수들을 폭넓게 검색하고 있다.

풀럼 구단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13일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설기현(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의 컴백 ▶프랑스 무대 적응을 마친 박주영(AS 모나코)의 이적 ▶일본 J-리그의 샛별 이근호(주빌로 이와타) 및 제3의 선수 발탁 등 풀럼이 고려하고 있는 세 가지 가능성을 밝혔다.

지난 1월 알 힐랄로 6개월 임대된 설기현은 다음달 계약이 끝난다. 설기현은 향후 거취를 두고 아직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설기현은 자신의 결정에 따라 계약이 남아 있는 풀럼으로 돌아갈 수 있다. 최근 알 힐랄에서 골맛도 보았고 꾸준히 경기에 출전, 자신감을 많이 되찾았다. 풀럼이 유로파컵에 나갈 경우 유럽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았던 설기현의 풍부한 경험이 필요하다. 불화설이 있었던 풀럼의 로이 호지슨 감독이 이번 시즌 승승장구하는 것은 부담이다.

풀럼 측은 모나코 박주영의 기량 점검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몇 차례 현장에 사람을 보내 박주영의 플레이를 살폈다. 프랑스 언론도 박주영에 대한 풀럼의 관심을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 박주영 측에는 풀럼의 공식 제안이 들어가지 않았다. 우선 순위에 있는 설기현이 아직 의사를 밝히지 않았고, 풀럼도 최상의 선택을 위해 주판알을 튕기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겨울 유럽 진출을 타진하다 실패, J-리그에 잠시 둥지를 튼 이근호 및 제3의 선수가 풀럼 유니폼을 입을 수도 있다. 한 국제축구연맹(FIFA) 공인 에이전트는 "풀럼은 J-리그에서 너무 잘 하고 있는 이근호에게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서울의 젊은피 기성용 이청용 등도 관심을 보였던 선수들"이라고 했다. 이근호는 최근 6골을 몰아치며 '이와타의 별'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풀럼의 한국선수 영입 작업은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