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네티즌들 사이에선 '한국횟집'이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환하게 웃고 있는 미국인 록 밴드 멤버의 사진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들이 바로 미국 록그룹 후바스탱크(Hoobastank). 1994년 고등학교 밴드 경연대회에서 만나 뭉친 세 멤버가 2003년 내놓은 2집 앨범 '더 리즌(The Reason)'은 미국에서만 200만 장이 넘게 팔렸다. "나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야(I'm not a perfect person)"라고 고백하는 자기 독백으로 대변되는 후바스탱크를 이메일로 만났다. 4집 '포네버(For(n)ever)'를 발표한 이들은 "나이가 서른 살이 넘은 이후론 우리가 부쩍 어른이 돼버린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새 앨범 이름 '포네버(For(n)ever)'의 뜻이 이채롭다.
"'영원히(forever)'와 '절대로(never)'란 뜻을 동시에 담은 제목이다. 극단적인 감정이 알고 보면 하나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사랑이 증오가 될 수 있고, 기쁜 마음이 알고 보면 극도의 슬픔과 통할 수도 있다는 사실!"
―2004년, 2007년 내한공연 때 열광적인 호응을 얻었는데?
"2004년 ETP 페스티벌 땐 공연 끝나고 멤버 모두 탈진했다. 난 몸살에 열병까지 겹쳐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2007년 공연은 다행히도 실내에서 열렸는데, 그때도 공연하면서 무척 흥분했던 것 같다. 관객들을 보면서 '와, 어떻게 저렇게까지 놀지?'란 생각도 했다."
―원년 멤버 중 베이시스트 라팔라이넨(Lappalainen)이 '한국횟집'이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찍은 사진이 한때 우리나라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아, 정말? 라팔라이넨은 원래 아시아 문화에 관심이 많은 친구다. 우리도 그렇고. 한데 우리는 사실 회를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 하하!"
―흔히들 후바스탱크의 음악을 두고 '너바나' 정신을 계승한 그런지록의 후계자라고 말한다.
"무척 기분 좋은 평가이긴 한데, 우리가 어느 계보를 잇고 있다는 생각을 하진 않는다. 우린 그저 들었을 때 즐거운 음악을 추구할 뿐…. 예전엔 좋아하는 음악과 싫어하는 음악에 대한 호불호가 명확했는데, 나이 먹을수록 그런 경계 자체가 희미해지더라."
―그렇다면 스스로 '우리 음악은 이런 것이다'라고 정의해줄 수 있나?
"음악은 영화나 그림 전시와 전혀 다른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직접 뛰어들어 느끼고 친밀한 감정을 교류할 수 있어야 음악이다. 우리는 그렇게 듣는 순간 '내 이야기'라고 감정을 이입할 수 있는 노래를 추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