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우충원 기자] "농구 잘했던 선수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부상을 극복하지 못한 현주엽(34, 창원 LG)이 25일 서울 잠실야구장 내 LG스포츠 사무실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휘문중-고를 거쳐 고려대 졸업 후 지난 1998년 프로에 진출한 현주엽은 육중한 몸매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기술과 영리한 머리를 바탕으로 팬들의 큰 인기를 얻었다.
현주엽은 195㎝에 100㎏을 웃도는 당당한 체구와 탁월한 유연성을 앞세워 한국농구에 필요한 파워포워드의 전형을 만들어낸 주인공이다.
현주엽은 중고교 1년 선배 서장훈(35, 전자랜드)과 함께 전국 무대를 평정하면서 일찌감치 스타덤에 올랐다. 1998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청주 SK에 입단한 현주엽은 1999년 12월 KT의 전신인 골드뱅크로 트레이드됐고 2005년 5월 FA로 LG에 입단했다.
하지만 현주엽은 끝내 부상을 극복하지 못했다. 선수 시절 동안 4번의 수술을 받은 현주엽은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은퇴를 선택하고 말았다.
7차례 트리플 더블을 기록하기도 한 현주엽은 지난 2004~2005 시즌 평균 7.83개의 어시스트로 2위에 오르며 '포인트 포워드'로 변신에 성공했다. 하지만 공격력 약화로 인해 플레이에 어려움이 많이 생겼고 결국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
현주엽은 "은퇴 후 생각할 시간이 많지 않아 향후 행보에 대해 결정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면서 "그동안 베풀어준 사랑을 앞으로 나아갈 길에도 많이 베풀어 주기를 바란다. 만약 지도자로 다시 코트로 복귀해도 응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또 그는 "농구대잔치에 막차로 이름을 올리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면서 "어쨌든 팬들에게 농구를 잘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현주엽은 무릎 수술 후 아직 재활을 마치지 못한 상태라 자신의 말대로 행보가 정확하게 결정된 것이 없으나 LG 구단은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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