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교수가 중앙대 겸임교수 재임용에서 탈락했다.
중앙대는 14일 “독어독문학과가 지난달 24일에 요청한 진중권 겸임교수의 임용제청을 거부하기로 지난달 29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진 교수가 겸직 기관이 없기 때문에 임용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교 규정에는 ‘겸임교수는 한 가지 이상 신분을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되어 있으나 진중권 교수가 이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학교 관계자는 “진교수는 이미 2007년부터 자격미달로 분류됐지만 계약기간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계약이 끝난 지난달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 대학 독문학과(학과장 김누리 교수)는 “대학본부의 결정은 부당하다”는 성명을 내놓았다. 독문학과는 성명서에서 “진 교수는 지난 7년 동안 세 차례 공식적인 임용절차를 거쳤으며, 당시와 다른 새로운 사유가 전혀 발생하지 않은 상태”라며 “겸직기관 없음”은 사실상 사문화된 규정이고, 본부 측도 이를 인정하여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진 교수는 지난 7년간 겸임교수로서의 직분을 누구보다도 성실히 수행해 왔고 학생들의 호응이 높아 타교에서도 청강생들이 몰려올 만큼 인기강좌였다”며 “학교 본부의 이번 결정은 교육적 차원에서 내려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독문학과의 성명에 대해 대학측은 “지난 2007년부터 ‘겸직기관 없음’ 규정을 강화하기로 학교 내부 방침을 정했다”며 “진 교수는 강화된 규정에 따라 자격 요건에 미달해 탈락한 7~8명의 겸임교수 중 하나일 뿐이고 인기와 기여도는 임용 심사 시 중요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진 교수가 겸임교수 자격을 못 갖췄음에도 학과장이 사유서를 써줘서 그냥 넘어간 적도 있다“며 ”독문과에서 진 교수가 꼭 필요하다면 시간강사 등으로도 일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진중권 교수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학교가 나를 필요로 해서 나는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간 것인데, 마치 큰 시혜를 베풀고 있었다고 생각한 모양“이라며 ”월 100만원 받고 강의하러 김포에서 왔다 갔다 하는데, 교통비도 안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박범훈 총장의 외부행사 발언을 비판할 때 ‘자르려면 자르라’고 얘기한 것도 있어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하는 짓이 참으로 유치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 교수는 ”한예종 프로젝트도 날아가고 카이스트 강의 계약도 곧 취소될 것이라는 얘기가 들린다. 이번의 중앙대까지 세 가지 사건이 모두 우연의 일치겠냐“고 반문했다고 오마이뉴스는 전했다.
진중권 교수의 재임용 탈락 사실이 알려지자 중앙대 재학생들은 온라인 게시판 ‘의혈광장’에서 임용불가 처분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해 14일 오후 6시 현재 15개의 글이 올라와 있다. 진 교수는 지난 2003년부터 중앙대 독어독문학과에 겸임교수로 임용돼 7년 동안 강의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