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에 안중근 동상이 세워지고 '안중근 공원'이 탄생한다. 부천시는 현대백화점과 부천터미널의 중간에 위치한 원미구 중동의 중동공원을 '안중근 공원'으로 새롭게 조성한다고 밝혔다. 이같이 결정한 이유는 부천시가 중국 하얼빈시와 자매 도시이자, 하얼빈에서 만들어진 안중근 의사 동상을 부천으로 유치했기 때문이다. 부천시는 '안중근 공원'을 역사 학습장으로 만들 계획이다.
◆부천에 안중근 동상 유치
부천시는 최근 중국 하얼빈에서 국내로 반입돼 서울 국회 헌정기념관에 임시로 보관 중인 안중근 의사의 동상을 부천에 세우기로 안중근평화재단 청년아카데미(이하 안중근아카데미)측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동상은 중국에 있는 사업가인 이진학씨가 2006년에 자비 1억7000여만원을 들여 만든 것으로 하얼빈에 세워졌었다. 그러나 이 동상은 "외국인 동상을 바깥에 세울 수 없다"는 중국 정부의 방침에 따라 11일 만에 철거된 후 임시로 보관되어 오다가 안중근아카데미측의 주도로 지난달에 국내로 들어왔다.
부천시는 동상을 유치하기 위해 안중근아카데미측과 10차례 이상 접촉했으며 아카데미측 관계자들이 부천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부천시는 상해임시정부 가건물을 세워놓은 전남 함평군이 유치하겠다는 의사를 마지막까지 나타냈지만 최종적으로 부천시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시 국제교류팀 윤정문 팀장은 "부천이 하얼빈의 자매 도시이면서 지난 10여년간 안중근 기념관 건립 등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면서 "아카데미측이 이러한 점을 헤아려 부천으로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부천시는 원래 시청 앞 중앙공원에 동상을 세우려 했으나 중앙공원에는 이미 여러 위인들의 동상이 많이 있어 안중근 동상만을 별도로 세울 수 있는 중동공원을 '안중근 공원'으로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안중근 의거 100주년 기념일인 오는 26일 오후에 중동 공원에서 동상 제막식이 열린다. 제막식에서는 안 의사의 일대기가 소개되고 어린이합창단이 단체로 태극기를 들고 출연하는 등의 이벤트가 펼쳐질 예정이다.
◆'안중근 공원'을 역사학습장으로
부천시는 1만7500여㎡에 달하는 '안중근 공원'을 역사 학습 체험장으로 만들 계획이다. 높이 5m의 동상 외에 '국가안위 노심초사(國家安危 勞心焦思:국가의 안전에 늘 마음을 쏟는다)' '견리사의 견위수명(見利思義 見危授命:이로운 것을 보면 옳은 것인지를 생각하고, 위태로움을 보면 목숨을 바친다)' 등 안 의사가 생전에 남긴 유명한 어록을 새긴 기념비와 비문 등을 세울 예정이다. 안 의사의 일대기와 일본인 이토 히로부미 저격 장면 등 업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시설물도 설치하기로 했다.
부천시는 공원 일대에서 안중근 의사의 민족혼을 기리기 위한 청소년 글쓰기와 그림, 웅변 대회 및 시민 걷기 대회 등의 행사도 열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천시는 1995년에 중국 하얼빈시와 자매결연을 한 후 안중근 의사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 부천시 관계자와 시민들은 매년 하얼빈시를 방문해 안중근 의사 동상과 기념관 설립을 협의했다. 하얼빈시는 부천시의 요구를 받아들여 하얼빈역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 장소에 표지를 새기고 2006년에는 조선민족예술관에 안중근기념관을 설립했으며 하얼빈 공원에 안 의사의 친필 비문 등을 세웠다. 하얼빈시는 매년 부천에서 열리는 복사골 축제와 무형문화유산 축전 때 공연단을 보내오는 등 두 시가 돈독한 자매관계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