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 오디션때 '감정표현 아쉽다'는 지적에 연기 첫발
 

붕 띄워지기도 했고, 뚝 떨어지기도 했다. 행복한 롤러코스터였다. 얼마전 종영된 화제 드라마 '스타일'(SBS)로 반짝 스타덤에 오른 이용우 얘기다. 첫 방송에서 시청률이 20%를 육박하면서 잘 생긴 뉴페이스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하지만 중반 이후 시청률이 떨어지고 캐릭터의 매력도 줄면서 과도한 관심은 잦아들었다. 플러스 마이너스 계산하고 나니 이름과 얼굴은 확실히 알리되 부담없이 차기작을 고를 수 있는 '딱 좋은 포지션'에 서 있다.

나름 유명세도 치렀다. 게이도 모자라 품절남 오해도 샀다. 게이 오해는 아이러니하게도 신인 치고는 너무나 완벽한 양성애 연기에 있었다. 중반에 민준이 양성애자 느낌을 풍기는 야릇한 상황이 나오는데, 너무 자연스러웠던 게 문제였다.

애인 없는 싱글남이건만 품절남으로 잘못 알려지기도 했다. 외국의 지인이 전화해 "너 결혼했니?"라고 물어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는 것. 수소문해본 결과 동명이인의 다른 사람이 결혼한다는 뉴스를 접하게 됐다며 허탈하게 웃는다. "가장 어려웠던 연기요? 살면서 치고 받고 싸워본 적이 없어요. 극중에서 류시원씨와 멱살잡이를 하다 한대 치는 장면이 있는데, 많이 어색했어요."

기라성 같은 선배 연예인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게 가장 큰 소득. 류시원은 제주도 촬영 중 따로 불러내 맛있는 밥을 사주며 연기 조언을 해줬다고. 김혜수와는 무용을 소재로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누는 선후배가 됐다. 동갑내기 이지아와는 영화 피겨 수집하는 취미도 같아 죽이 착착 맞았다.

연기자로서는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딘 신인이지만 무용계에서 그는 비슷한 또래의 누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커리어를 갖고 있다. 2002년 제32회 동아무용콩쿠르 현대무용 남자일반부 금상을 수상하며 군 면제를 받았고, 현대무용단LDP 단원으로 맹활약해왔다. 사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하던 그에게 숱한 기획사들이 소속사 계약 제의를 했었다. 용돈을 벌 목적으로 광고 모델은 알음 알음했지만 무용에 대한 열정이 워낙 컸던 만큼 연기자 제안만큼은 매번 거절했었다. 그러나 런던에서의 작은 사건 후 연기 쪽에 시선을 돌리게 됐다. "영국에서 넉달여간 거주하면서 모 무용단의 입단 오디션을 치른 적이 있어요. 실력만큼은 자신이 있었는데, 움직임은 좋은데 감정을 표현하는 부분이 아쉽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연기의 필요성을 깨닫게 됐죠."

한국으로 돌아와 연기 준비를 하던 중 '패션왕' 출연 제안이 들어왔지만 엎어졌고 얼마 안 있어 '스타일' 출연 기회가 찾아왔다. "좀 더 연기의 기본기를 다질 수도 있었지만 놓치기는 싫었어요. 부족하지만 하면서 배워야겠다 생각하고 덤볐죠. 부족하게 끝난 건 아쉽지만 훌륭하신 연출자와 대선배님들 밑에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앞으로 뭘 해야할 지 알게 됐다는 게 가장 큰 소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