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의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이 셜록 홈즈라는데 이견이 없을 듯 합니다. 1887년 스코틀랜드 작가 아서 코난도일이 탄생시킨 이 명탐정은 등장 직후부터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그 이후 수많은 후배들이 출현했지만, 여전히 역사상 가장 위대한 탐정의 왕좌를 지키고 있습니다. 사냥모자와 망토 달린 코트, 늘상 물고 다니는 파이프가 트레이드마크인 셜록 홈즈는 방대한 지식과 예리한 관찰력, 천재적인 추리력으로 미궁에 빠진 사건들을 척척 해결하는 천재의 대명사입니다. 특히 직관에 의존하거나 용의자의 알리바이를 통해 사건을 해결하는 다른 탐정들과 달리, 흙먼지, 담뱃재, 발자국, 손 모양새 등 증거 분석에 입각한 '과학수사'를 선보이며 추리의 영역을 한단계 높였습니다. CSI의 원조라 할 만합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연의 새 영화 '셜록 홈즈'의 12월 개봉을 앞두고 홈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미 그를 다룬 211편의 영화가 나왔지만 천재 감독으로 불리는 가이 리치가 스타일리시하게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불멸의 명탐정의 모델은 누구일까요? 다름아닌 코난도일의 대학 은사인 조셉 벨 교수란 사람입니다. 코난도일은 대학시절 이 은사의 놀라운 분석력과 관찰력에 경탄을 금치 못했다고 합니다. 후에 탐정소설을 쓰면서 스승을 모델로 해 셜록 홈즈라는 가공의 인물을 만들어냈습니다. 코난도일은 셜록 홈즈 시리즈를 쓰다 지쳐 그를 소설 속에서 죽게 만들었습니다. 스위스의 험난한 산속에서 숙적 모리어티 교수와 싸우다 계곡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처리했지요. 하지만 살려내라는 독자들의 원성을 못 견뎌 부활시켰다는 에피소드는 유명합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보여줄 셜록 홈즈는 어떨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