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은 15일 쿠바 관타나모의 미 해군 기지 내 마련된 수용소에 수감된 테러 용의자들을 일리노이주 톰슨 교정센터(TCC)로 이송할 것이며, 이를 위해 TCC를 주정부로부터 사들이는 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오바마 행정부는 팻 퀸(Quinn) 일리노이주지사에게도 서한을 보내 이 같은 내용을 통보했다. 백악관이 웹사이트에 공개한 이 서한에는 "TCC를 미국 내 유일한 수퍼맥스(supermax·보안 수준이 가장 높은 교도소를 지칭)인 콜로라도주 '플로렌스 교도행정시설(ADX Florence)'을 능가하는 보안 수준을 갖추도록 고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테러 용의자들을 미국 땅에 수감하는 것에 대한 보수층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서 최고 수준의 보안을 약속한 것이다.
ADX 플로렌스에는 1993년 뉴욕 맨해튼의 월드트레이드센터를 폭파하려고 했던 람지 유세프(Yousef), 2001년 파리에서 마이애미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신발 폭탄 테러를 기도한 리처드 리드(Reid) 등 악명높은 테러범들이 수감돼 있다. 1400개에 달하는 감방문이 원격조종되고, 수감자의 동작을 감지하는 장치가 곳곳에 설치돼 있다. 지금껏 단 한 건의 탈주도 발생하지 않았다.
수퍼맥스 안의 수감자들은 주로 독방에 감금된다. 하루 중 23시간 정도를 감방 안에서 혼자 보낸다. 작은 구멍으로 식사를 배급받으며, 이들의 행동은 CCTV 카메라로 종일 감시된다. 감방 벽과 배수관도 수감자들 사이에 대화를 못하도록 방음재로 만들어졌다. 물론 창문도 없다. 미국 CBS방송은 "깨끗한 지옥(clean version of hell)"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미 연방정부가 사들일 TCC는 2001년 완공됐고, 1600여 실의 감방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200여명 정도가 수감돼 대부분의 감방이 비었고, 교도소의 최소 구역만 운영된다.
미국 정부는 보안 펜스를 강화하고 최첨단 장비들을 설치해 수퍼맥스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일리노이주의 딕 더빈(Durbin) 상원의원은 "(TCC는)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감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내년 1월 22일까지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한다는 계획이다.
☞ 수퍼맥스
미국 교정 시스템에서 최고의 감시·보안 수준을 갖춘 교도소를 일컫는다. 주로 사회와의 완전한 격리를 요하는 흉악범과, 안보에 위해(危害)를 끼치는 테러범들이 수용된다. 현재 미국에서 수퍼맥스 수준의 교도소는 콜로라도주의 '플로렌스 교도행정 시설' 한 곳뿐이라, ADX 플로렌스 자체를 '수퍼맥스'라고 부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