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와 초상권..어디까지 보호받나?] 연예인 초상권 갈등 사례

가수 서태지의 소속사인 서태지컴퍼니는 이달초 티셔츠 제작업체인 B사를 상대로 "서태지 캐릭터를 무단 도용해 티셔츠를 제작 판매했다"며 3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서태지컴퍼니 측은 소장에서 "허락 없이 캐릭터를 사용한 티셔츠를 인터넷 등에 올려 판매해 초상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또 "B사가 '컴백홈' '필승'으로 활동할 당시 모습을 캐릭터로 만들어 판매함으로써 서태지에 대한 팬들의 신뢰가 크게 실추됐다"고 강조했다. 앞서 소속사 측은 B사에 이 캐릭터 티셔츠 판매중지 및 사과를 요청했지만 시정되지 않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하게 됐다. 이번 손배소는 퍼블리시티권(초상권, 성명권)을 침해당한데 대한 법적대응이란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퍼블리시티권은 유명인이나 연예인들이 자신의 이름이나 얼굴 등을 상품 등에 사용하거나 광고에 이용할 수 있는 권리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재산권적 성격의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해 재산권적 측면에서도 유명인의 초상을 보호하고 있다

그동안 연예인들이 자신의 초상권 침해를 이유로 법적대응에 나선 경우는 꽤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지난해 강호동 전지현 송혜교 등 연예인 60여명이 인터넷사이트 업체 E사에 집단으로 벌인 초상권 분쟁이다.

특급 스타가 대거 포함된 이들 연예인들은 E사가 해당 스타의 인기도를 주가로 표현하는 사이버증권거래소로 사이트에 자신들의 이름을 포함한 신상정보와 사진을 등록하자 "초상권 등을 침해당했다"며 초상 사용금지 청구소송을 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초상권 침해만을 인정해 '각 연예인들에게 100만원 씩 모두 66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지만 E사가 불복해 항소심으로 이어졌다. 결국 항소심 재판부가 제시한 ▲당사자 동의 없는 사진 사용 금지 ▲해당 연예인 66명의 이름으로 불우이웃돕기 성금 1000만원 기부 ▲연예매니지먼트협회의 발전기금 1000만원 지급을 내용으로 하는 조정안을 양측이 받아들여 조정이 성립됐다.

한류스타의 초상권 분쟁은 국내 연예인들의 활동 영역이 해외로 확대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차츰 수면위로 올랐다.

탤런트 송혜교는 지난 2002년 모 의류제조업체가 자신이 출연한 광고물을 홍콩 등 해외 매장에 무단으로 배포했다며 초상권 침해소송을 낸 바 있다. 당시 송혜교는 드라마 '가을동화'가 홍콩ㆍ일본ㆍ대만 등에 수출된 후 현지에서 최고 인기스타로 자리매김한 상황이었다. 전지현 정우성 역시 수년전 자신들의 화보와 인터뷰용 사진이 무단으로 사용돼 피해를 봤다며 영화 잡지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고, 보아 장나라 하지원 이영애 등도 초상권 침해로 직접 피해를 본 당사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