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밀수 혐의로 중국 당국에 체포돼 사형 판결을 받았던 영국인 아크말 샤이흐(Shaikh·53)가 영국 정부의 구명 노력에도 불구하고, 29일 중국 서부 신장(新疆)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 사형이 집행됐다. 유럽인이 중국에서 범죄 혐의로 사형된 것은 50년 만에 처음이다. 사형 집행 직후 영국과 중국은 서로 강력한 비난 성명과 이를 반박하는 성명을 내며 공방을 벌였다.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우루무치에서 샤이흐에 대한 사형이 약물 주사 방식으로 집행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샤이흐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사형이 집행됐고, 이에 앞서 28일 우루무치의 한 병원에서 사촌형제들을 면회했다.
파키스탄 출신으로 어린 시절 영국으로 이주한 샤이흐는 2007년 9월 헤로인 4㎏(시가 25만 파운드 상당·약 4억6800만원)을 소지한 채 우루무치를 통해 중국에 입국하다 세관당국에 적발됐다. 1심에서 사형 선고 이후 중국 최고인민법원에 상소했으나 지난 10월 기각돼 사형 판결이 확정됐다.
샤이흐에 대해 사형 판결이 내려진 이후 영국 정부는 10차례에 걸쳐 중국 외교부와 접촉을 갖고 사형 집행 면제를 요청했으나 중국은 재판이 공정하게 이뤄졌으며, 사법당국의 독립적인 판단에 대해 간섭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고든 브라운 총리는 이날 사형 집행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의 사면 요구가 무시된 데 대해 충격과 실망을 금할 수가 없다"며 중국의 사형 집행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그러나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법치국가로서 법에 따라 사건을 처리하며, 외부세력이 간섭해서는 안 된다. 영국의 이유없는 비난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다"고 반박했다.
입력 2009.12.30.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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