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골프 신동' 레슨 프로 제2인생 |
1999년 박찬호와 '한국 빛낼 100인' 선정…중3때에 국가대표 발탁 흥미잃고 운동 중단…日투어 참가→논현동에 골프 아카데미 오픈 |
지난 1999년 한국을 빛낼 100인이 선정됐다. 운동 선수는 딱 2명이 뽑혔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던 박찬호. 또 다른 한명은 한국 남자 골프계의 희망으로 떠오른 김주형이었다. 당시 김주형은 '골프 신동'으로 불렸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골프를 시작했다. 중학교 3학년 국가대표에 발탁될 정도로 탁월한 실력을 자랑했다.
그러나 너무 이른 나이에 운동을 시작한 탓일까. 차츰 골프에 대한 흥미를 잃어 갔다. 아버지는 '국민 아나운서'로 유명한 김동건씨. 자신의 이름 앞에 따라다니는 아버지의 그늘도 어린 나이엔 감당하기 힘이 들었다. 급기야 2002년에 모 언론에서 선정한 '기억속에서 잊혀져가는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상무로 군생활을 보낸 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렇게 살면 안되겠구나 싶어 일본 투어에 뛰어 들었다. 당시 어려웠던 일본골프협회(JPGA) 프로 테스트에 당당히 통과, 이후 투어 생활을 했다. 그러나 슬럼프가 찾아오면서 선수로서 골프 인생은 접고 말았다.
슬럼프의 원인을 찾기 위해 떠난 미국에선 새로운 환경에 눈을 떴다. 체계적이고 분석적인 미국식 레슨 방법에 감탄한 김주형은 한국으로 돌아와 레슨을 위한 공부에 전념했다.
골프 인스트럭션 디렉터로 변신한 김주형(36)은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DMT 골프 아카데미를 오픈했다. 초보부터 프로까지 골프를 배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단점을 찾아내고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상의 시설과 최고의 장비로 꾸몄다. 전 세계에 3대 밖에 없다는 초고속 카메라 '바슬러'를 고가에 구입했다. 김 프로는 "일반 캠코더보다 3배나 정밀하게 샷을 잡아낸다. 다른 아카데미와 차별을 두기 위해 고가의 장비를 구입하게 됐다"며 "최고의 레슨이라고는 말 못하겠지만 엉터리는 아니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프로는 "골프를 배우고는 싶은데 시간적, 공간적 여유가 없는 분들을 위해 단기간에 제대로 된 폼으로 공을 칠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은 시작일 뿐이라는 김 프로는 노하우가 쌓이고 경험이 축적되면 골프 레슨 비디오도 제작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