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요타 청문회]

가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지었다. 미국과 도요타 모두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점쳐지며 관심이 집중됐던 청문회는 도요타 사장이 직접 출석하는 드문 상황까지 연출했지만 정작 근본적인 문제 해결 면에서의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미국 의회 입장에서는 TV 생중계를 통해 전국민에 도요타 문제를 각인시키며 어느 정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미 누누히 제기됐던 정치적 목적이 더 부각되고 사안의 본질에서는 다소 비껴갔다는 평가 역시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실제로

[미국]

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작심한 듯 자동차 관련 통상문제를 중심으로

[일본]

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어 `일본 때리기`는 당분간 진행형이 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 북적댔지만 다소 김빠진 청문회

도요타로서는 이틀간의 청문회가 무척 곤혹스러웠을 법하다. 그러나 청문회 내용 자체는 새롭다기보다는 다소 평이했다.

▲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AP)지난 23일 부터 양일간에 걸쳐 미국 의회는 도요타 북미 판매법인 사장과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 등을 집중 추궁했고 예상대로 도요타의 과오 인정과 깊은 사과를 받아냈다.

그러나 쟁점이 됐던 전자제어시스템 문제는 별다는 진전없이 평행선을 그었다. 미국 의회는 자체 의뢰한 연구조사를 토대로 도요타를 궁지로 몰아댔지만 아키오 사장을 비롯, 도요타는 시스템 결함 여부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맞섰다.

이미

[도요타의 리콜 사태]

가 한달을 넘어섰고, 청문회에 앞서 의회나 도요타 입장과 주 요 쟁점들이 미리부터 거론되며 청문회 내용 예측은 어느정도 가능했다. 게다가 의회가 별려왔던 전자장치 문제도 결정적으로 도요타의 잘잘못을 입증할 자료들이 제시되지 못하면서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 성공적인 `정치쇼`..의회 소기의 목적 달성?

물론 미국 의회로서는 잃을 것이 없다. 실제로 염두에 뒀던 `정치쇼`만큼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일단 전방위 압박을 통해 도요타 오너를 결국 출석시켰고 유족과 사고 관련자들의 격앙된 반응과 짐 렌츠 북미법인 사장의 눈물이 TV를 통해 생생히 보도되며 미국 국민들의 감정을 제대로 자극했다.

▲ 도요다 아키오 사장, 짐 렌츠 북미판매법인 사장, 로드 스미스 청문회 증인(AFP)미국 의회는 안전소홀 외에 전자제어시스템 결함 여부와 미국 규제당국의 감독소홀도 중점적으로 다루겠다고 했지만 의회 의원들은 TV 화면을 통해 유권자들에 얼굴을 내미는 절호의 기회 앞에서 도요타 때리기에 열을 올렸다.

결국 아키오 사장이 예상 시나리오대로 굴욕적인 증언을 한 반면, 이날 예정됐던 데이비드 스트릭랜드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 위원장을 청문회 출석이 취소됐다. 전날 레이 라후드 미국 교통부 장관이 감독 강화에 대한 발언을 했지만 도요타가 워낙 문제의 핵심으로 부각되면서 미국 규제당국은 상대적으로 비난의 중심에서 멀어졌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번 청문회라는 `영화`에서는 미국 언론의 대대적 보도까지 합세해 렉서스를 몬 운전자가 당시 공포를 회상하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반복적으로 흘렀다며 도요타가 완전히 `악역` 취급을 받았다고 전했다. 특히 일부 도요타 운전자들은 미국이 미국차를 팔기위해 미디어와 결탁한 것처럼 보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 작심한 미국..통상압력·도요타 조사 `아직 진행형`

이를 일부 반증하듯 미국의 최근 공세는 내친김에 도요타와 일본을 더욱 몰아붙여 미-일간 자동차 통상에서 확고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복안 가능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도요타 청문회와 맞물려 미국 의회 의원들은 일본 정부에 미국 차의 자동차 보조금 지급 대상 확대를 요구했고 미국 무역대표부(USTR) 역시 비슷한 발언으로 통상압력을 가했다.

여기에 청문회가 열린 첫날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도요타가 최대주주로 있는 자동차 전자부품 회사들을 일시에 압수수색하며 설득력을 높였다. 미국 법무부는 유럽과의 협조 조사 차원이라며 부인했지만 최근 부각된 미국의 일본 때리기 속내가 다분히 반영된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결국 아키오 사장이 생애 최대의 굴욕을 맞본 미국 하원 청문회가 끝이 났지만 향후 추가 질의 가능성은 물론 상원 청문회와 미국 검찰 및 증권거래위원회(SEC) 조사 등 도요타를 겨냥한 미국의 화살은 줄줄이 대기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