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혁-오지호-김지석 데뷔시절 인연 공개
 

"대길아, 내가 업어서 키운 놈들, 너 하나 빼고 다 죽었어요. 내가 너 구해줄꺼야."(천지호)

"난 언니한테 업힌 기억 없는데."(이대길)

대길이(장혁)는 극구 부정하지만, 천지호(성동일ㆍ사진)는 한사코 다 큰 후배들을 자기가 업어 키웠다고 주장한다. 천지호에게 '업어 키웠다'란 '똥오줌 못 가리는 생초보를 거둬들여 제 밥값은 하게 만들었다'는 의미다.

한양 저잣거리 당대 최고의 추노꾼 천지호가 이대길을 거둬들여 추노계에 입문시킨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알고 보면, 드라마가 아닌 현실 속에서도 장혁 오지호 김지석 등은 사실상(?) 성동일의 등에 업혀 자랐다. 천지호의 계산법에 따르면 그렇다.

성동일은 최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추노'의 대길이(장혁) 송태하(오지호) 왕손이(김지석)의 데뷔 시절에 얽힌 이야기를 전했다.

"장혁은 10년 전 '왕룽의 대지'(2000)에 함께 출연했고 오지호는 미니시리즈 '쿨'(2001)에서 같은 직장 동료로 나왔다. 두 사람 모두 데뷔 시절이었는데, 이제는 모두 잘 돼서 이렇게 쌍벽을 이루는 주인공이 됐다. 김지석 역시 아침 드라마 '사랑하고 싶다'에서 처남 역할로 함께 했는데 영화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에 이어 벌써 '추노'까지 네 작품 째다."

성동일은 장혁에 대해 "혁이는 정말 열심히 노력하는 후배다. 차를 한 번 사면 10년 넘게 탈 줄 아는 검소한 친구다. 연기를 할 때도 선배들과 조곤조곤 상의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성동일은 또 최근 장혁과 견줘 일부에서 연기력 문제를 제기하는 오지호에 대해 "오지호는 겸손한 친구다. 자기 연기가 어떻다는 건 잘 알고 있다. 예전에 한번은 '형, 혁이는 연기쟁이잖아'라고 말하길래, '그럼 너는 뭐니' 하고 물었더니 '나는 비주얼이지 뭐'라고 말하더라. 연기 논란이 일부 있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초지일관 자기가 설정한 대로 밀고 가는 뚝심이 있는 친구다. 그런 부분에선 높이 평가를 받을 만 하다"고 말했다.

후배들의 데뷔 시절엔 촬영만 끝나면 데리고 나가 술을 사줬다는 성동일. 최근엔 다들 '300 근육'을 유지해야 하느라 제대로 술 한 번 못 마시고 하차한 게 아쉽다.

"원체 다들 자기 관리를 잘 하는 배우들이고, 드라마 촬영 일정도 바빠서 기회가 별로 없었다."

성동일은 연기자를 꿈꾸는 잠재적 후배들에게 충고의 말도 잊지 않았다. "누구나 연기를 할 수 있다. 다만 창작이란 학교에서 가르쳐 주는 게 아니다. 여러 사람과 어울리고 야단도 좀 맞고 남을 위해 눈물도 흘릴 줄 아는 사람이 되야 한다. 사람들은 자기 딸이 예쁘면 '우리 애가 예쁜데 커서 연기를 시킬까' 이러는데, 잘못된 말이다. 설경구나 송강호 같은 대한민국 톱배우들을 보라. 연기가 예쁜 거지, 얼굴이 예뻐서 뜬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