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의 부인 미유키(幸) 여사가 한류스타 이서진(37)씨 모자를 총리 관저로 초대해 직접 차린 음식을 대접했다고 중앙일보가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씨 일행이 17일 오후 5시 일본 도쿄 시내 총리 관저 앞에 도착하자 미유키 여사가 서둘러 나와 이들을 맞이했다. 일본 퍼스트레이디의 초대를 받은 이씨와 그의 어머니 이윤자(66)씨, 누나 두 명과 디자이너 이영희씨는 응접실로 안내됐다.

미유키 여사는 이씨의 열렬 팬으로 유명하다. 그가 정조 역을 맡은 드라마 ‘이산’은 현재 NHK 위성방송을 통해 일본에 방영되고 있다. 하토야마 총리 부부는 ‘이산’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씨의 팬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토야마 총리는 “드라마를 보며 정조의 정치를 보고 배우겠다”고 말한 적도 있다.

손님들이 응접실에서 차를 마시는 사이 미유키 여사는 앞치마를 두르고 부엌으로 들어갔다. 관저 안주인은 한 시간여 동안 손수 닭날개·우엉 튀김 등 일식 요리를 만들었다. 미유키 여사는 요리가 완성되자 직접 접시에 담아 일일이 손님들에게 덜어줬다.

어머니 이씨는 “미유키 여사가 평소 관저에서 도우미 없이 혼자서 살림을 하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집에서 먹는 밥은 자신의 손으로 직접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남편은 총리가 된 뒤에도 변함없이 아침저녁으로 미유키 여사를 위해 설거지를 해주고 있는 것으로 소문나 있다.

저녁 식사 메인 메뉴는 총리 부부의 단골 초밥집에서 배달된 '특제 스시(초밥)'였다. 이서진씨의 어머니는 선물로 가져간 보쌈김치와 깻잎을 식탁에 올렸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하토야마(鳩山)'라는 브랜드 이름이 붙은 사케(청주)가 나왔다. 이윤자씨는 "술도가에서 직접 맞추어온 것 같다"고 말했다.

미유키 여사는 이날 이서진씨와 함께 온 디자이너 이씨로부터 한복도 선물받았다. 퍼스트레이디는 “조만간 한국 방문 때 입고 가겠다”고 밝혔다.

오후 5시에 시작된 관저 집들이는 늦은 시간까지 이어졌다. 오후 9시가 되자 업무를 마친 하토야마 총리가 합류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번번이 김치를 보내줘 너무 잘 먹고 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지난해 9월 미유키 여사를 처음 만난 이씨는 환대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어머니가 직접 담근 배추김치를 선물했었다.

어머니 이씨는 “총리가 너무 깍듯하게 고맙다는 말을 되풀이해 오히려 황송스러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퍼스트레이디의 초청이어서 조금 긴장하고 갔지만 이웃집에 놀러온 것처럼 너무 편안하게 해줬다”며 “나올 때도 총리 부부가 현관 앞에서 오랫동안 손을 흔들어줬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