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토피 때문에 고민이라는 박진희. 피로가 쌓이면 얼굴이 예민해지고 부분부분 빨갛게 된단다. 22일 영화 '친정 엄마'의 개봉을 앞두고 홍보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 출연 중인 '엄마'(김해숙)는 주로 제주도에서 촬영을 하는 바람에 서울 나들이를 좀처럼 할 수가 없다. 혼자서 빡빡한 인터뷰 일정을 소화해내느라 정신없지만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어렸을 때부터 특별 대우해준 멋진 엄마에 바치는 러브레터"
박진희 <사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멋진 그녀, 대박 터뜨릴 준비 완료

시원한 눈매 그대로 성격도 쿨하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온갖 변수에도 짜증 한 번 안낸다. '친정 엄마' 촬영장에서도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후문이다.

-어른들이랑 작업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데.

▶아니다. 너무 좋았다. 김해숙 선생님은 실생활에서도 엄마 같으시다. 내가 눈물의 다이어트를 할 때는 옆에서 같이 식사를 거르시더라.

-촬영 도중 갑자기 살을 빼느라 고생했겠다.

▶종일 굶는 방법으로 20일 만에 5Kg을 뺐다. 정말 힘들었다. 죽을 것 같았다.(웃음)

-시사회마다 눈물바다다. 왜 이 영화에 끌렸나.

▶진한 정서와 감수성에 반했다. 어렸을 때부터 모녀 이야기에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다.

-엄마랑 사이가 각별하다고 들었다.

▶오빠보다 특별 대우를 받았다고 해야 하나.(웃음) 영화속에 "어렸을 때 그리 노래를 잘하던 우리 엄마가 지금은 꿈도 없이 산다"는 대사가 나온다. 우리 엄마가 그러셨다더라. 젊었을 때 노래도 잘했고 끼가 넘쳤다고 한다. 내가 그 기질을 물려받은 듯 하다.

-데뷔 후 바람많은 연예계 생활에서 엄마가 큰 힘이 됐겠다.

▶엄마는 나를 '아티스트'라고 생각하신다. 좋은 시나리오가 있다면 베드신도 찍을 수 있다고 생각하신다. 이 영화는 그런 멋진 엄마에게 바치는 나의 러브레터다.




"'연예인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대한 연구논문 작년에 썼다"

◇똑똑한 그녀,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맹활약중

환경 운동에 관심이 많다. 트위터 마니아. 원래는 '컴맹'에 가까웠는데, 환경 보호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컴퓨터 앞에 앉았다. 데뷔 후 처음으로 지난달 '에코(ECO) 지니하우스'라는 이름의 미니홈피를 열었다. '지구 사랑'이란 주제어에 맞춰 다양한 게시물과 활동상황을 올려놓았다.

-집에서 닭 세마리를 키운다고 들었다.

▶지난해 11월 방송된 MBC 스페셜 다큐멘터리 '북극곰을 위한 일주일' 출연 당시 길렀던 것이다. '환경을 생각해보자'는 취지에서 기획했던 다큐멘터리로, 집의 전원을 차단하고 일회용 용기 등을 모두 배제한 채 닭을 키우는 등 자연 그대로의 생활에 도전했다. 당시 큰 교훈을 얻었고 지금도 생활 속 작은 실천을 고민하고 있다. 그때 닭들이 요즘도 신선한 달걀을 공급해준다.

-연세대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지난해 눈문도 썼다던데. 주제가 흥미롭다.

▶연예인의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대한 논문이다. 8개월 정도 준비했다. 한국 직장인의 스트레스와 관련된 표준 설문지를 응용했다. 360여명에게 설문조사를 했다. 내가 직접 세트장도 찾아가고, 배우들이 많이 찾는 메이크업 샵에도 설문지를 돌리고 주위 연예인 친구들에게도 부탁했다.

-조사 결과는.

▶사실 스타는 극소수다. 연예인 하면 무조건 화려한 생활을 할 거라 생각하지만, 생활고에 시달리는 절대다수가 존재한다. 촬영장에서 '야''자'로 통하는 단역배우들은 고용불안에 시달린다. 이런 분들을 위한 사회적 안전장치가 시급하다.

-공부 욕심이 많은 듯 하다.

▶기회가 된다면 계속 도전해보고 싶다. 전공도 그렇고, 실용적인 아이템을 익히는 일도 재밌다. (최)정윤이랑 꽃꽂이도 배우고, 요리 강습도 받았다. 요리는 한 1년 여 수업을 받는 동안 한식과 중식, 일식을 고루 배웠다. 그 전엔 승마랑 첼로도 배웠다.

-정말 부지런하다.

▶글쎄. 배우들에겐 필수 코스다. 연기란 무언가 나를 드러내고 소비하는 과정이다. 그 뒤에 오는 허탈감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다. 나를 채우는 과정에서 희열을 느낀다.




"작품 끝나면 결혼 안한 친구들 만나 뒷풀이…허탈감 극복"

◇바쁜 그녀, 화려한 2010년을 만들어가다

올 한해 스케줄이 유독 빡빡하다. 드라마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 2'에 이어 영화 '포화 속으로'를 최근 끝냈다. '친정 엄마'의 개봉을 지켜 본 뒤에 50부작 드라마 '자이언트'를 시작한다.

-우울증 걸릴 틈이 없겠다.

▶'친정 엄마'할 때 한달 반 동안 지방 촬영을 했다. 극중 비극적인 설정을 찍을 때는 촬영장과 숙소만 오가는 생활을 했다. 밖에도 잘 안나가고, 커텐 쳐놓고 어두컴컴한 방에서 극중 우울 코드에 내 마음을 맞췄다.

-음, 듣기만 해도 우울해진다.

▶(배)두나가 최근 인터뷰에서 한 말이 참 인상적이더라. (노출 연기나 힘든 사전 준비 등이) 배우라면 다 해야하는 일이라고. 맞는 말이다.

-작품이 끝난 뒤에 허탈감을 극복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던데.

▶옛날엔 뒷풀이하는 순간 '안녕'이었다. 크랭크업 하는 순간 내가 할 몫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편집실에도 잘 안 갔다. 스코어에도 크게 연연해하지 않았다. 이번 작품을 끝으로 은퇴할 거 아니니까, 나는 열심히 하면 됐다. 결과는 하늘에 맡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이를 먹을 수록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는 시간이 길어지더라.

-그럴 때는 어떤 해법을 찾나.

▶친구들을 만난다. 중학교 때 친구들과 많이 어울린다. 결혼을 안한 친구가 두 명이나 있다.

-'친정엄마' 후속작인 '자이안트'에서는 이범수 황정음 등과 호흡을 맞춘다.

▶이범수 선배님과는 2000년 영화 '하면된다'를 같이 했다. 얼마 전에 밥도 같이 먹었다. 음... 몸짱되셨던데. 하하. 여전히 진지하시다. 황정음씨는 이번에 처음 만났는데, 예쁘더라. 좋은 선택을 하는 눈도 가진 듯 하고.

-후배들을 보면서 느끼는 점은.

▶확실히 똑똑하다. 카메라 워킹이라든지 나는 그 나이 때 모르던 걸 알더라. (김)범이랑 드라마를 찍으면서 참 놀랐다. 나는 신인때 무조건 시키는대로만 했는데....

-2010년의 박진희는 그럼?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나 할까. 세상엔 참 알 수 없는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 옛날엔 사소한 일에도 발 동동 구르고, 스트레스 받았다. 요즘엔 때때로 "내가 그것도 알면(할 수 있으면) 공중부양하지 이러고 있나"라고 편하게 생각한다. 하하.






"최정윤-왕빛나-엄지원과 틈만 나면 수다"
 

◇박진희의 연예가 베스트 프렌드

주저하지 않고 최정윤 왕빛나 엄지원 3인방을 꼽았다. 최정윤은 이미 연예가 공인 짝꿍. 지난 3월 종료된 드라마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에서 호흡을 맞춘 왕빛나, 엄지원과도 틈만 나면 수다를 떤다.

최정윤은 털털하며 상대방을 편하게 해주는 성격. 왕빛나는 애교만점이다. 엄지원은 연예프로그램 MC를 오래 본 경험 때문인지, 수다 끝에 주제를 정리하는 묘한 습관이 있단다.

이들이 주로 모이는 장소는 서울 서래마을. 박진희 집이 반포이고 최정윤네는 서초동이다. 왕빛나나 엄지원도 다 인근에 살기에 서래마을에서 자주 뭉친다.

"혹시 클럽 마니아냐"고 물어보니 "어머, 클럽에 정말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충격' 고백을 했다. "멤버들이 클럽과는 거리가 멀어서.... 지금까지 구경 한번 못 했다"는 박진희는 주로 고전적인 방법으로 시간을 보낸다. 영화 보고, 차 마시고, 수다 떤다. 또 서래마을 골뱅이집이 그녀들만의 핫플레이스다. 주종은 주로 소주, 안주는 세상 사는 이야기다. 버릇없는 후배 이야기도 가끔(아주 가끔이라고 강조) 나온다. 이때 거론되는 후배는 블랙리스트에 살포시 올려놓는다고 귀띔했다.




내 콤플렉스는 못생긴 '손과 발'

 ◇오늘만 살짝!

완벽 각선미로 화제를 모아온 박진희. 의외로 그녀의 콤플렉스는 발이었다. "손과 발이 못생겼다"고 귀엽게 하소연한다. 백프로 엄살이지만, 가운데 손가락이 살짝 휘었단다. 손톱에 매니큐어는 거의 안 바르고, 인터뷰 등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만 페디큐어를 한다.

기자가 카메라를 들이대니 "어머, (발이 안보이는) 워커 스타일로 바꿔 신어야겠다"고 손을 절래절래 흔들었다. 그러나 동작 빠른 스포츠조선 카메라가 순간 포착, 그녀의 환상 각선미와 발을 영상에 담았다. 박진희의 발 사이즈는 245. 이날 까만색 매니큐어로 섹시한 분위기를 강조했다.

이처럼 누구나 부러워할 각선미를 자랑하는 박진희는 요가로 몸매를 관리한다. 5년째 요가를 하면서 그 덕을 제대로 봤다.

"피부가 투명해진다. 스트레스 달래는 데도 좋다"는 그녀는 쇼퍼홀릭과는 거리가 멀다. 필요하면 스타일리스가 권하는 옷 몇 벌을 장만하는 정도다. 여배우들 대부분이 구두나 가방, 시계 등 특별 아이템에 '꽂혀' 수집을 하는데 비해 그녀는 영 관심이 없다. 그래서 한달 지출에서 밥값이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한단다. 엥겔 지수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