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한 힌두 사원에서 사람을 제물(祭物)로 바치기 위해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엽기적인 살인 사건이 발생해 파문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4월 16일
살해된 사람은 20대 남성이었다. 피살자는 4월 16일 인도 웨스트벵갈주(州) 비르붐 지구의 힌두교 사원에 있는 재단에서 토막 난 채 발견됐다. 시체는 새 옷이 입혀진 채 제단에 올려져 있었고 결박이나 저항의 흔적도 없었다.
이 사원에서는 예전부터 밤보다 낮이 길어지는 시기에 열리는 '산크란티 축제' 때 종종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이 사원은 힌두교에서 시바신의 배우자이면서 파괴와 창조의 여신인 칼리(Kali)를 모시고 있다.
작년 6월에는 페루 마추픽추에서 인간제물의 흔적이 발견됐다. '왕들의 계곡'이라는 치클라요 인근에서 발견된 33구의 시신은 잉카제국의 것으로 알려졌다. 33구 시신 중 대부분 15세 안팎 소녀였고 일부는 임신한 상태였다.
'인간제물'의 가장 유명한 사례는 13세기 멕시코 아스텍 문명이다. 아스텍인들은 태양신을 숭배했다. 이들은 모든 걸 멸망시키는 암흑을 막으면 태양신이 기뻐할 것이라 믿었다. 그 방법으로 제삿날을 정해 의식을 행했다.
그 의식에서 가장 중요했던 게 인간을 산 채로 제물로 바치는 것이었다. 현재 남아 있는 기록에 의하면 1년에 약 2만명이 포로로 잡혀 제물로 제단에 올라갔다. 아스텍인들은 포로들의 배를 갈라 심장을 손으로 꺼냈다.
제물은 재단 아래의 구멍으로 떨어뜨렸다. 적들의 목은 잘라서 신전을 짓는 데 함께 매장했다. 마야문명도 여자를 주로 제물로 바쳤다. 마야의 사제들은 물속에 사는 신들이 노하는 것을 막으려 처녀를 '성스러운 우물'에 버렸다.
산 노예나 평민의 가슴을 돌칼로 갈라 심장을 꺼내는 의식을 했는데 이는 멜 깁슨이 감독한 2007년 영화 '아포칼립토'에도 나온다. '인간제물'은 고대 역사에서부터 종종 등장한다. 이집트 문명과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왕이 죽을 때 왕의 시중을 들게 하는 사람이 필요했다. 그래서 살아있는 하인을 함께 묻어버렸다. 무덤에서 발견된 해골에서는 외상이 전혀 발견되지 않고 있다.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족은 왕을 신처럼 모셨는데 왕이 죽으면 왕을 보필하던 신하와 음악가, 시녀, 마부들을 함께 묻었다. 인간제물이 빈번하다 가장 최근에 금지된 곳은 아프리카 서부에 있던 베닌 왕국(Benin Empire)이다.
이 왕국은 노예사냥하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1890년대에 영국이 인간제물을 금지시켰다. 그 후 5년 동안 이 왕국의 통치자는 계속 인간제물을 사용하다가 이를 목격한 영국인들을 베닌 왕국 사람들이 죽이면서 문제가 됐다.
영국도 이후 복수에 나섰다. 1897년 영국이 베닌시티를 불태운 뒤에야 인간제물 관행이 뿌리 뽑혔다고 한다. '인간제물'은 현대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래서 이를 상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장르도 문학, 오페라, 비디오 게임, 영화, 만화 등 다양하다. 미국 작가 셜리 잭슨은 1948년 인간제물을 소재로 '제비뽑기(The Lottery)'라는 소설을 써 논쟁을 일으켰다.
단편소설인 '제비뽑기'에서는 한 마을 사람들이 연례행사를 위해 평소에 모아 둔 돌을 가지고 마을로 모인다. 이 연례행사는 오래된 전통인데 마을사람 모두가 제비뽑기로 뽑힌 사람을 돌을 던져 죽이는 것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가수 비틀스가 작품에 인간제물을 등장시켰다는 점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비틀스가 주연했던 1965년 영화 '헬프(Help)'에서는 '피와 암흑의 여왕 카일리'에게 살아있는 인간의 심장이 바쳐진다.
제물이 되는 자는 그 표시로 반지를 껴야 하는데 희생자의 심장을 도려내려던 제사장은 희생자가 반지를 안 낀 걸 알아챈다. 그리고 반지를 낀 사람을 찾아 나서는데 그 주인공이 비틀스의 멤버인 '링고(Ringo)'라는 내용이다.
영화 속 인간제물 중 가장 익숙한 건 1984년에 나온 인디애나 존스 '죽음의 사원(Temple of Doom)'편이다. 이 영화에서는 사제가 마법을 사용해 한 손으로 인질의 가슴을 후벼파 심장을 꺼내고 몸은 펄펄 끓는 용암에 집어넣는다. 유럽의 인기만화 '탱탱의 모험(Les Aventures de Tintin)'에도 인간제물이 등장한다. 잉카의 지도자로 나오는 태양의 죄수가 탱탱과 해독 제독 그리고 칼큘러스 교수를 희생제물로 바치기 위해 장작더미에 올려놓는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