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정점에 서 있던 스타 연예인이 어느날 갑자기 활동을 중단하는 일이 왕왕 있다. 연기충전을 위한 공백이라면, 쉬면서 노출을 자제하고 이미지를 개선한다는 그럴듯한 명분이 있다. 그런데 사실은 외적 환경 변화로 인해 부득이 모습을 감추는 일이 더 많다. 불미스런 일에 휘말려 불가피하게 활동을 중단하는 경우다. 이유야 어찌됐든 다시 돌아오면 팬들의 시선은 쏠리게 마련이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을까? |
톱스타들 귀환 러시 |
▶이승연 : 12년만에 안방극장 복귀
이들중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주인공은 이승연. 그녀는 봄철 개편을 맞아 지난 15일(토)부터 새롭게 바뀐 KBS 2TV '스타골든벨 2'를 통해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그녀의 지상파 방송 복귀는 무려 12년만이다. 지상파 방송 진행은 1998년 SBS '세이세이세이' 이후 처음이다. 중간에 케이블 채널 스토리 온 '토크 & 시티'와 'Trend E' 등에서 MC를 맡긴 했지만 이는 지상파로 복귀하기 위한 일종의 징검다리 또는 완충지대로 인식됐던게 사실. 이승연이 여느 연예인들과 달리 10년 이상 지상파로 돌아올 수 없었던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이승연은 지난 2003년 '위안부 누드집 사건'으로 사회적 반감을 불러일으키며 치명적인 궁지에 몰렸다. 당시 연예계 은퇴 등의 이야기가 나올 만큼 위기를 맞았다. 이후 김기덕 감독의 영화 '빈집'에서 주연을 맡는 등 이미지 개선에 나서기도 했지만, 과거 화려했던 대중적인 이미지로 컴백하는 데는 매번 어려움을 겪었다. 오랜만에 컴백하는 이승연은 그 사이 결혼해 가정도 꾸렸다. 자숙기간이 길었던 만큼 이번엔 안티 보단 동정론이 더 많다.
그녀의 복귀 소식이 알려진 뒤 네티즌들 중엔 "드디어 지상파에서 고정출연하게 되는 이승연씨에게 기대가 많다" "과거사는 싹 잊고 우아한 모습으로 파이팅하기 바란다"는 댓글로 격려했다. 이승연 역시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될 신정환 지석진 등에게 "결코 실망스럽지 않은 진행으로 팬사랑을 되찾겠다"는 각오로 화답했다.
▶최민수 : 3년만에 정규 드라마 출연
배우 최민수의 드라마 복귀에 쏠리는 시선은 더 뜨겁다. 최민수는 다음달 23일 첫 방송되는 MBC 특별기획 드라마 '로드 넘버원'으로 컴백한다. 지난 2008년 노인 폭행사건에 휘말린 뒤 경기도 마석의 한 폐가에 머무는 등 한동안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했다. 그는 노인폭행 사건이 1년여만에 무혐의로 밝혀진 뒤 "사실과 다른 내용이 부풀려져 억울하기도 했지만 그런 사건에 휘말렸다는 자체만으로 부끄러웠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이 때문에 그의 활동중단은 비교적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그 사이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제의를 받았고 지난 연말 방영된 SBS 특집 4부작 드라마 '아버지의 집'을 통해서는 기존 이미지와는 다른 가슴 찡한 부성애를 연기하며 호평을 받았다.
최민수의 정규 드라마 복귀는 지난 2007년 MBC '태왕사신기'이후 3년만이다. 쉬는 동안 그는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이번 작품에선 한국 전쟁을 배경으로 세 남녀의 애절한 사랑과 우정을 그리며 최민수는 우직하고 용맹한 2중대 윤삼수 중대장 역을 맡았다. 소지섭 김하늘 윤계상 등이 손발을 맞춘다.
▶명세빈 : 3년만에 브라운관 컴백
지난달 중순 SBS 드라마 '세자매'를 통해 가장 먼저 브라운관에 컴백한 명세빈의 귀환도 특별한 시선을 끌었다. 명세빈은 지난 2007년 MBC 드라마 '궁S' 이후 3년만이다. 명세빈의 장기 공백은 결혼과 이혼 과정을 거치면서 어쩔수 없이 견뎌야했던 시련의 시기.
지난 2007년 8월 K모 변호사와 결혼한 뒤 불과 5개월만에 파경을 맞으며 심한 좌절감에 빠져들었다. 도중 한 차례 드라마 출연이 결정됐다가 불발로 끝나기도 했는데 이 역시 정신적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방증으로 받아들여졌다. '세자매'를 통해 복귀한 뒤 명세빈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백기에 여행도 다니고 발레에 심취했다"고 근황을 밝혔으나 "이혼얘기는 더이상 묻지 말아달라"며 언급해 속내를 알 수 있었다. 다만 활동중단 이후 시간이 많이 흐른 덕분인지 요즘 브라운관에 비쳐지는 그녀의 모습에선 여유를 많이 되찾았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황수정 : 3년만에 영화 '…소풍' 촬영
황수정의 컴백소식은 또 다른 관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황수정은 연말 개봉을 목표로 최근 촬영에 들어간 영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풍'에 출연중이다. 영화 복귀는 '밤과 낮' 이후 3년만이다.
황수정의 기나긴 시련은 2001년 필로폰 투여 혐의로 전격 구속되면서 시작됐다. 그녀는 이 사건으로 당시까지 쌓아온 청순하고 고전적인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었다. 사극 '허준'에서 여주인공 예진 아씨 역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지만 구속과 함께 팬들의 기억속에 묻혀야 했다. 지난 2007년 SBS 드라마 '소금인형'의 경우 과거 5년 이상 활동을 중단한 끝에 가까스로 출연했지만,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 복귀논란'속에 기대한 만큼 주목을 끌지는 못했다. 이번 영화는 황수정이 다시한번 재기를 노리며 복귀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이목을 끈다. 황수정은 임신한 상태에서 죽음의 문턱을 오가고, 뱃속의 아이마저 뇌사 상태에 빠지게 되지만 절망적인 상황을 극복하는 엄마 역을 연기한다. 상대 역은 최철호가 맡아 죽어가는 삶을 다큐멘터리로 만드는 PD를 연기한다.
물론 오랜만에 팬들 앞에 다시 서는 이들에 대한 팬들의 호응도는 각자의 활약도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밖에 없다. 이들 외에도 과거 마약, 도박, 이혼, 음주운전 등 불미스러운 일로 구설수에 오르고 혹독한 대가를 치른 주인공들은 많다. '비디오 사건'으로 긴 세월동안 고통을 받았던 오현경 백지영을 비롯해 마약복용혐의로 구속됐다 공백을 거쳐 복귀한 성현아, 음주뺑소니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신은경, 도박사건으로 물의를 빚었던 신정환 등이 모두 혹독한 시련 끝에 팬들의 용서를 받은 전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