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시종 충북지사 후보(왼쪽)가 2일 밤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유력하다는 소식을 듣고 부인 김옥신씨(오른쪽)와 포옹하고 있다.

민주당 이시종(李始鍾·63) 충북지사 당선자가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두면서 정부·여당에 '충청 전패'의 충격을 안겼다. 특히 '현역 프리미엄'을 업은 한나라당 정우택 후보를 꺾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는 평가다.

이 당선자는 선거기간 중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정 후보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자신의 고향인 충주에서 크게 이긴 데다, 청주·청원을 중심으로 '세종시 원안사수'를 희망하는 유권자들을 겨냥해 모든 선거홍보물에 '세종시를 지켜주십시오'라는 문구를 내걸고 지지를 호소한 것이 주효해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이 당선자는 정우택 지사가 재임 시 자신의 업적으로 홍보했던 23조원의 투자유치 성과를 조목조목 비판하고, 반쪽에 불과한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를 집중 비판했다. 정 후보도 세종시 원안사수를 주장했지만 정부·여당에 등을 돌린 민심을 되찾지는 못했다. 특히 도내 8명의 지역구 국회의원 가운데 6명이 민주당 소속인 데다, 보은·옥천·영동 남부 3군의 터줏대감인 자유선진당 이용희 의원의 공개 지지 선언을 이끌어 낸 데에도 커다란 도움을 얻었다.

이 당선자는 당선소감문을 통해 "저의 승리는 충북도민의 민심을 거스른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에 대해 도민들이 내린 심판"이라며 "세종시 수정안을 강행하는 정부·여당에 '그러지 말라'는 경고를 확실하게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승리 원인에 대해 "이명박 정권이 세종시, 혁신도시, 지역 균형발전 등에 대한 도민들의 염원을 무시하고 자존심을 짓밟았기 때문"이라며 "도민들이 서민경제를 확실하게 살려달라는 뜻에서 저를 선택해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우택 후보는 이날 각 언론사에 발송한 낙선인사문에서 "도민 여러분의 선택에 승복한다. 민주당 이시종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며 충북발전에 매진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