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월드컵 열기에 전국이 들썩인다. 그리스전 승리에 이어 아르헨티나와 일전을 앞두고 있는 국가대표 선수들은 엄청난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떠받치며 축구에 대한 열정을 펼쳐가는 무명선수들이 많다.
경기 북부에는 실업축구단, 여자축구단, '풀뿌리 리그'로 불리는 K-3 리그 팀이 두루 주요 도시를 연고지로 삼고 있다. 화려한 조명이나 대우를 받지 못하나 프로선수나 국가대표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그라운드에 땀을 쏟는다. 월드컵도 좋지만 가까운 축구장으로 가서 경기도 관전하며 멋진 장면에 박수를 아끼지 말자.
◆고양 국민은행
1972년에 창단돼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1997년 IMF사태로 해체 운명을 겪었으나 2000년에 다시 창단했다. 내셔널리그(N-리그)가 출범한 2003년 후반기에 고양에 자리를 잡았다. 2003, 2004, 2006년 N-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명문 구단의 입지를 굳혔다. 고양종합운동장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다.
N-리그는 프로인 K-리그 바로 아래 수준이다. 프로 입성을 노리거나 거쳐온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15개 팀이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각각 28게임을 갖게 된다. 가을에 4팀이 출전하는 플레이오프를 거쳐 우승팀을 가린다. 국민은행은 전반기는 4위로 마감했으며, 후반기는 8월 21일 오후 7시 첫 홈경기가 예정돼 있다.
◆고양 대교 눈높이 여자축구단
2002년에 창단해 우리나라 여자 축구를 이끌고 있다. 올해 1월 고양시와 2014년까지 5년동안 연고지 협정을 맺었다. 작년 출범한 'WK-리그' 챔피언을 차지했고, 올해도 우승 후보로 꼽힌다. 골게터인 박희영 등 9명이 국가대표이다. 박 선수는 작년에 독일 분데스리가에 임대됐으며 올해도 차연희, 이장미 선수가 독일에 진출했다.
WK-리그는 6개 구단이 20라운드를 벌이는 정규리그와 올스타전, 챔피언 결정전 등이 치러진다. 7월 5일 오후 7시에는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현대제철과 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대교 선수들은 지난 1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월드컵 한국-그리스전 거리응원에 참여해 사인볼 증정 행사도 가졌다.
◆양주 시민축구단
2007년에 창단해 K-3리그가 정식 출범한 2008년에 원년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는 B조에서 2위를 달리고 있다. 양주시 덕계동 고덕축구장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으며, 합숙이 가능한 숙소와 식당도 갖췄다. 리무진 구단 버스도 보유해 K-3 리그 구단 가운데 손꼽힐 정도로 지원이 좋다고 자부한다.
양주FC는 대부분 프로나 내셔널 리그 출신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방위산업체에 근무하며 병역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축구도 계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문수 사무국장은 "서포터도 구성돼 있으며 학생보다는 주부들이 열성적"이라며 "홈경기가 열리면 관중도 매번 200~300명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포천 시민축구단
포천은 축구의 도시라고 자부할 정도로 열기가 높다. 포천FC는 구단주를 포천시장이 맡고 있으며, 관내 기업들도 적극 후원하고 있다. K-3 리그 첫해인 2008년에는 15개 팀 가운데 14위를 했으나, 작년에는 2년 만에 우승을 차지해 기염을 토했다. 작년까지 포함해 올해 24게임 무패 행진으로 K-3 리그 신기록도 냈다.
K-3 리그는 올해는 18개 팀이 2개조로 나뉘어 리그를 치르고 있다. 전반기에 이어 현재는 다른 조의 팀들과 경기를 벌이는 인터리그가 펼쳐지고 있다. 19일 오후 5시 포천종합운동장에서 용인시민축구단과 경기가 예정돼 있다.
◆남양주 시민축구단
2008년부터 K-3 리그에 출전을 시작했다. 첫해와 작년에는 잇따라 6위를 차지했다. 현재 B조 9개 팀 가운데 6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부터 남양주시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관내 기업들도 후원에 동참하고 있다. 단장은 사무용 가구 제조업체인 체어로의 안창규 대표가 맡고 있다.
출범 당시에는 은퇴를 앞둔 노장들이 많았으나 작년부터 실업·프로팀의 낙점을 받지 못한 선수들이 들어와 젊은 팀으로 변신했다. 경기는 토요일 오후 5시에 시작되며 한달에 1~2번 정도 열린다. 남양주FC는 영수증을 활용해 적립이 가능한 이마트 도농점과 남양주점의 지역단체 지원 프로그램에도 가입하고 있다.
◆고양 시민축구단
2008년 3월 창단해 K-3 리그에 참여하고 있다. 어울림누리 별무리축구장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다. 그러나 자치단체의 재정 지원이나 기업 스폰서 확보 등이 쉽지 않아 살림살이가 빠듯하다고 한다. 그나마 올해 고양시의 재정 지원 7000만원을 얻어내 형편이 약간 나아졌다.
작년에는 17개 팀 가운데 15위를 차지했다. 올해도 K-3 리그 A조에서의 성적은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3년째 팀을 이끌고 있는 김진옥 감독은 "학교 시절 선수를 지내지 않은 순수 아마추어 출신도 포함돼 있지만 열정만큼은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국내 성인축구 3부 리그로 나눠져
국내 성인 축구 리그는 크게 ‘K-리그’(1부), ‘N-리그’(2부), ‘K3-리그’(3부)로 구성돼 있다. 축구단의 경기력 수준에 따른 분류이다. 실업축구 리그로도 알려진 N-리그는 한때 ‘K2-리그’로 불리기도 했다. ‘WK-리그’는 작년부터 시작된 여자 축구 리그이다. K-리그에는 프로축구단 15개 팀, N-리그에는 실업 15개 팀이 참여한다. K-3 리그는 18개 팀으로 꾸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각 리그 간에 승격이나 강등은 도입하지 않고 있다. WK-리그에는 6팀이 소속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