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시트콤 '볼수록 애교만점'(이하 볼애만)의 엉뚱한 하간호사 하윤. 익숙한 얼굴에 비해 그 이름이 낯선 이유는 '볼애만' 투입 직전 진서연이라는 기존 활동 이름을 버리고 하윤이라는 새 이름으로 교체했기 때문. 그는 이미 진서연이라는 이름으로 케이블채널 OCN '메디컬 기방 영화관', MBC 드라마 '뉴하트' 등으로 수 회 얼굴을 내비쳤다. '이름은 왜 바꿨느냐?'는 물음에 "진서윤이라는 이름의 어두운 느낌이 실제 내 성격과 맞지 않은 것 같아 고민없이 교체했다"며 "덕분에 훨씬 더 밝아보이지 않느냐?"며 활짝 웃으며 반문한다. 화면 속 무표정 하간호사와는 달리 누구보다 밝게 웃는 하윤을 T-뉴스가 직접 만나 인터뷰 했다.
▶ "PD님, 제 에피소드 언제쯤?"
'볼애만'은 송옥숙의 세 딸 지원(예지원), 여진(최여진), 바니(김바니)의 가족 이야기를 다룬다. 또 탄탄클릭닉이라는 이름의 비만 클리닉에서의 병원 모습도 한 축을 담당한다. 클리닉이라고 해봤자 원장인 지원, 의사인 선호(이선호), 정실장(정주리) 그리고 하간호사 하윤, 간호조무사 여진까지, 소수의 인원으로 운영되는 곳. 당연히 하윤의 얼굴이 화면에 비춰질 기회는 많다. 그런데 좀처럼 하간호사의 에피소드가 등장하질 않는다. 시트콤의 특성상 여러 캐릭터들의 에피소드가 순차적으로 돌아가는 것이 정석인데 벌써 극의 절반이 진행되어 가는 지금도 단독 에피소드가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았다.
"시놉에 하윤은 가난하고 융통성 없는 시골 출신 간호사로 적혀 있다. 그래서 항상 먹을 것에 집착하고 돈에 집착한다. 하지만 하간호사에 대한 이야기가 방송에서는 충분히 풀어지지 않고 있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납득되질 않는다'는 의견도 많다. 혹 미움을 받는 건 아닌지 걱정 했다. 출연진과 제작진이 함께간 전체 엠티 자리에서 PD에게 직접 '내 연기가 맘에 들지 않느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묻기도 했다. 그랬더니 '아니다. 성수네 가족 이야기를 먼저 풀고 병원 이야기를 풀어나갈 계획'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하윤은 "'볼애만'이 총 120회다. 그러니 끝나기 전까지 내 에피소드가 5번만 나와줬음 좋겠다"며 "이정도면 소박한 바람이질 않느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 배우 김민준에게 디제잉 수업 삼매경~
어릴 때 육상선수를 할만큼 활동적인 성격의 하윤은 그 취미도 다양하다.
"서울 외곽의 센터를 찾아 클라이밍도 즐기고 한강변에서 픽시도 즐겨 탄다. 일렉트로닉 음악을 좋아해 클럽도 즐기는 편이다. 특히 유럽 여행때 방문했던 스페인 이비자 섬의 클럽 이미지에 정말 흠뻑 빠졌다. 분위기 좋은 그 곳에서 백발 노인이 멋지게 디제잉을 선보이고 있었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바로 디제잉을 배우기 시작했다. 민준 오빠가 내 디제잉 사부다."
배우 김민준 역시 DJ 데빌에게서 디제잉을 배운지 오래지 않다. 지난 2009년 연말 하이네켄 파티에서 DJ 데뷔식을 무사히 치뤘다. 김민준의 DJ명은 vesper MJ. 평소 김민준과 친분이 두터운 하윤은 방음 처리가 된 신사동의 한 사무실에서 김민준에게 DJ 수업을 받는다. 최근엔 그야말로 디제잉 수업 삼매경.
▶ 예지원 선배처럼 칸에 갈 계획
한때 국내에서도 유명했던 론다 번의 책 '시크릿'. 이 책은 원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실천하면, 우주의 모든 에너지가 그 꿈을 이룰 수 있게 돕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윤 역시 이 책을 읽었다. 그는 "식상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난 '시크릿'을 읽고 진심으로 큰 감명을 받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서 난 꿈을 구체적으로 잡았다. 내 꿈은 '2015년에는 칸에 가겠다'라는 것. 무슨 영화냐고? 한미합작 영화다. 왕가위 감독 같은 스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면 한다. 조니뎁 같은 선망받는 할리우드 배우와 호흡을 맞추고 싶다. 물론 칸에서 노리는 것은 여우주연상.(웃음) 지금 '볼애만'을 함께 하는 예지원 선배가 최근 '제 63회 칸 영화제'에서 영화 '하하하'(감독 홍상수)로 '주목할만한 시선상'의 영광을 안았다. 돌아온 예지원 선배에게 '칸에 가는게 소원'이라 말했더니 진지하게 내 두 손을 꼭 잡더니 '갈 수 있다'고 용기를 줬다. 누군가는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손가락질 할지도 모르지만, 난 내 꿈을 위해 열심히 뛸 생각이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비록 지금은 '볼애만'의 조그만 배역에 불과한 그지만, 5년 뒤 누구보다 당당하게 칸의 레드카펫을 밟을 수 있게 될지 앞으로 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