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DJ DOC가 돌아온다. 가수로.
최근 멤버들이 예능에서 맹활약 중이라 반가움을 잘 못 느낄 수도 있겠지만 음악적으로 이들의 오랜만의 복귀는 많은 가요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만한 빅 이벤트라 할 수 있다. 27일 공개될 이들의 새 앨범은 지난 2004년 6집 'Sex and Love…Happiness' 이후 6년 만이라 공식적으로 설명되고 있다.
하지만 DJ DOC의 진정한 복귀는 10년 만이라고 하는 것이 좀더 정확할 지도 모른다. 6집은 정규 앨범이긴 했지만 사실상 멤버 김창렬을 위한 스페셜 앨범 성격이 강했다. 가장 많은 히트곡이 담긴 2000년 5집 준비 중 김창렬이 사건으로 녹음에 거의 참여하지 못하면서 김창렬이 공연에서 부를 노래가 부족한 상황 극복을 고려해 제작된 음반이었다.
그래서 5집은 김창렬이 프로듀서를 맡아 김창렬을 위한 곡들을 위주로 제작됐다. 물론 이하늘이 전반적인 감수를 보긴 했고 ‘I wanna’처럼 DJ DOC 특유의 댐핑 강한 매력적인 댄스곡도 수록됐지만 발라드가 이전 앨범에 비해 많은, 가창곡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음반이었다.
반면 이번 7집 새 앨범은 다시 이하늘이 프로듀서로 전면에 나선 음반이라 알려지고 있다. 김창렬의 6집도 괜찮았지만 아무래도 DJ DOC의 음악적 ‘혼’은 이하늘이다. 4집부터 직접 프로듀서로 나서면서 4집과 5집을 명반으로 만들었던 이하늘의 음악이 본격적으로, 정규 앨범이라는 형태로 10년 만에 복귀하는 것이다.
DJ DOC의 음악, 이하늘의 음악은 흥(groove)에 있어 정상의 가수로 평가 받는다. ‘Run To You’로 대표되는 이들의 흥겹고 신나는 음악은 공연장에 아드레날린 드라이브를 강력하게 거는 힘이 있다. 열성팬이 아닌 관객이더라도, 팬심이 아닌 음악만으로 흥분시켜 공연의 황홀감을 경험하게 해주는 가수가 드물어진 현 상황에서 DJ DOC의 복귀는 기대를 불러 일으킨다.
복귀 소식에 가요 관련 게시판에 가장 많이 올라오는 말이 ‘휩쓸어버려’인 것도 이들의 음악적 성격을 잘 보여준다. DJ DOC의 음악이 이런 힘을 갖는 것은 철저하게 대중적이면서도 음악적 개성과 완성도에서는 뮤지션적인 역량이 확실히 발휘되기 때문이다.
DJ DOC는 가장 한국적인 멜로디에 힙합이라고 한정 짓기에는 너무도 폭넓게 한국과 서양의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매끄럽게 뒤섞는다. 가요계에서 다소 비하적으로 쓰이는 댄스곡이라는 설명이 가장 어울리면서도 음악적 수준에서는 높이 평가할 수 밖에 없는 음악을 구사한다.
‘Run To You’의 경우 샘플링을 한 곡이지만 원곡인 ‘Daddy Cool’의 흔적을 잘 느낄 수 없는, 원곡보다 더 뛰어난 재창조가 이뤄진 명곡이다. 샘플링에 대한 저작권 개념이 가요계에 정립되지 않던 시절에 제작된 곡이라 행정 처리 미숙으로 이 곡의 저작권 수입을 모두 차지하게 된 원곡의 작곡가가 불로소득을 얻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드는, 그런 곡이다.
이번 앨범에는 DJ DOC가 이끄는 힙합 패밀리 부다 사운드의 가수들, 타이거 JK, 스모키 J, 션투슬로우, 스컬 등 소위 정통 흑인 음악 진영의 뮤지션들을 비롯해 싸이, 용감한형제, V.O.S 등 스펙트럼이 다양한 색깔의 음악인들이 참여했다. 이하늘이 이를 어떻게 자기 색으로 버무렸을 지도 관심사다.
DJ DOC의 이번 7집은 한편으로 사실상 이들이 최초로 ‘제대로’ 활동하고 평가를 받는 음반이 될 전망이다. DJ DOC는 스스로 자신들의 음악을 책임지고 만들어낸 4집 이후 별다른 활동을 못한 적이 대부분이었다. 방송사와의 마찰도 있었고 ‘악동’이던 시절 사건 사고로 방송 활동을 하기 힘든 적도 있었다.
6집 때에서야 비로소 방송 활동을 좀 했지만 그 때도 다소 한정적이었다. 이번에는 멤버들이 각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에서 맹활약을 하며 쌓은 공헌도가 높아 모처럼 제대로 방송 활동을 하게 될 듯하다. 가요의 방송 의존도가 절대적인 상황에서 DJ DOC가 충분히 방송 활동을 할 경우 이들의 음악이 어떤 성과를 얻을 지도 궁금해진다.
끝으로 DJ DOC는 10대부터 40대까지 모두 관심을 보낼 만큼 폭넓은 팬층에 어필할 힘을 가진 음악이다. 이들의 음악에 열광했던 30, 40대는 물론 예능을 통해 인지도가 생긴 10, 20대 팬들도 이들의 음악에 호기심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 DJ DOC가 10대부터 40대까지 모두를 흥겹게 만드는 '10년 만의 복귀'가 될 수 있을 지, 제 2의 'Run To You'가 탄생할지 지켜볼 일이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