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돌'이 떴다. 일반적인 트레이닝 바지 하나 입었을 뿐인데, 남들 다 입는 핫팬츠 하나 입었을 뿐인데 차원이 다르다. 가만히 서서 머리 한 번 쓸어넘겼을 뿐인데 CF 한 장면이 탄생했다. 이것은 내추럴 섹시? 억지로 과장되게 허리를 꼬고 가슴을 내밀어 만들어낸 S라인보다 훨씬 세련되고 섹시한 느낌이 있다. 이래서 '모델돌' '모델돌' 하나보다.
▶ AM 10:00 칼출근, 지각시 분당 500원 벌금제 도입
오전 10시 나인뮤지스 멤버들은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소속사 스타제국 연습실로 모여든다. 따로 숙소 생활을 하지 않기 때문에 자가용 유저인 비니를 제외하고는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재밌는 것은 약속 시간인 10시에서 1분만 넘더라도 벌금을 내야한다는 것. 멤버 수가 많기 때문에 하나 둘 씩 지각을 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다. 결국 벌금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지각시 분당 500원씩 벌금을 내야한다.
이샘은 "3인 1조를 이뤄서 한 명이 늦으면 연대 책임을 진다. 때문에 같은 조원들끼리 더 챙겨주고 신경쓰게 된다"고 설명했다. 도착과 동시에 스트레칭이 시작된다. 목, 어깨, 허리, 골반, 다리를 차례대로 풀어준다. 단체 스트레칭이 끝나면 개인적으로 덜 풀린 근육을 풀어주기 위한 스트레칭을 계속한다. 돌연 앞뒤로 다리를 찢기 시작하는 멤버들.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서 에프엑스 빅토리아에게 유연성 대결장을 던질 기세다.
세라는 "어떻게 저렇게 되는지 나도 신기하다. 난 (다리찢기가) 안된다"라며 한숨을 쉰다. 하지만 이내 앞뒤 다리찢기에 도전, "처음으로 성공했다"며 활짝 웃었다.
▶ 가창력, 다른 그룹에 지지 않을 자신 있어요!
어떤 가수가 컴백, 혹은 데뷔한다. 곧바로 온라인에는 MR제거영상이 등장해 그의 가창력을 A부터 Z까지 사정없이 파헤친다. 탁월한 가창력을 보유했을 경우, '미친 라이브' 'CD 라이브'라는 등의 찬사를 얻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그러고도 가수란다'라는 비난을 받아야한다. 무시무시한 상황이다. 나인뮤지스는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어떤 대비를 하고 있을까? 스트레칭을 마치고 오전 12시부터 한시까지 한시간 동안 회사 지하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나면 바로 보컬 트레이닝을 받는다.
강사와 함께 수업을 받을 때는 9명의 멤버 전원이 4층 녹음실에 모이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안무실, 지하1 층 방음실, 녹음실로 삼삼오오 흩어져 개별 연습을 한다. 세라는 "같이 연습하면 데시벨이 높아 고막 터진다"며 눙친다. 3시간 동안 보컬 연습을 하고나면 기진맥진. 하지만 덕분에 "노래 감정을 전달할 정도"로는 한단다. 세라는 "다른 그룹에 뒤지지 않을 정도는 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3초 가수'라는 말이 나오는 세상이다. 아이돌그룹의 경우 워낙 멤버 수가 많다보니 개인파트가 3초밖에 안되는 멤버도 있다는 현실에 기인한 우스개 소리다. 나인뮤지스 역시 9명의 멤버 전원이 노래를 하려면 누군가는 '3초 가수'가 되어줘야 할터. 라나는 "메인보컬인 혜미와 세라 파트, 코러스를 빼고 정확히 7등분을 했다. 한 명당 8초 정도를 부르게 된다"고 말했다. 연습은 똑같이 하고도 8초라. 억울하진 않을까? 비니는 "어떤 무대에서든, 어떤 프로그램을 통해서든 더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는 많을 것 같다. 그때 충분히 실력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지금부터 차근차근 연습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 '모델돌'도 사람이다! 야식은 필수!
연습벌레가 따로없다. 보컬 연습이 끝나는 오후 4시부터 안무 연습을 한다. 한시간 정도 연습을 한 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면 다시 연습실에 모여 다음날 오전 2시∼3시까지 안무연습에 돌입한다. 타이틀곡 '노 플레이보이'에 맞춰 당당한 '워킹춤'과 큐티섹시한 '토끼춤'까지 무한반복한 멤버들의 얼굴에는 어느덧 땀방울이 맺혔다. 대략 8시간 동안 안무연습을 하다보면 몸매 관리를 위해 일찍 먹은 저녁식사가 원망스럽다.
더 늦게, 좀더 많이 먹었어야 한다. 울리는 배를 부여잡고 고민하지만 결국 야식을 시킨다. '모델돌'의 야식메뉴는 의외로 대범하다. 오전 1시에 치킨 피자 자장면 떡볶이 순대 M브랜드 햄버거까지. 칼로리 계산 따위 때려친지 오래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혜미는 치맥(치킨과 맥주)를 혼자 먹는다" "이샘은 케익 한 판을 먹었다"는 등 폭로전이 이어졌다.
▶ 나인뮤지스가 되기까지…
나인뮤지스로 뭉치기까지. 멤버들은 모델 MC등 다분야에서 활약하며 그 끼를 분출해왔다.
2008년 슈퍼모델 선발대회 1위 출신인 라나는 SBS '도전1000곡' 메인MC로 이휘재와 호흡을 맞췄고 민하는 SBS 슈퍼모델 본선까지 진출했던 경력이 있다. 2004년 지춘희 서울 콜렉션 모델로 활약했던 비니는 매일우유 애니콜 에버랜드 등 굵직한 CF를 통해 얼굴을 알렸다. 2005년 캐나다 아이돌 3위를 수상한 세라는 LG 굿 모니터링 걸 광고 모델 출신인데다 뮤지컬 '춘향송', 연극 '맥베드:돌이킬 수 없는' 등에 출연하며 연기 실력까지 다져왔다.
어릴 때부터 피겨스케이팅과 무용을 해 탄탄한 몸매를 가꿔온 은지는 KBS 2TV '천하무적 야구단'과 SBS 드라마 '검사 프린세스' 등에 출연하며 눈길을 끌었다. 2007년 슈퍼모델 1위 출신인 이샘은 앙드레김 패션쇼에 섰던 모델. 틱탁톡 ID 껌 CF를 보면 그의 얼굴을 만나볼 수 있다. 보그 쎄씨 엘르걸 등의 간판 모델로 활동했던 이유애린은 MBC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미스 경주 출신인 재경은 페이스샵 모델로 활동했었고 막내 혜미는 2009년 친친가요제 은상을 수상했던 실력파다.
이처럼 데뷔 전부터 활발한 활동을 보였던 나인뮤지스지만 그 과정을 밟는데는 인생의 쓴맛을 봐야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세라. 세라는 "2008년부터 지금까지 2년동안 20kg를 감량했다. 운동도 했지만 주로 식단을 조절했다. 소식을 하거나 한끼만 푸짐하게 먹고 굶는 식이었다"고 털어놨다. 폭풍요요가 올까 아직도 관리중이라고. '멤버들이 몸매 관리에 도움을 주냐'는 질문에는 "배려심이 깊어서인지 밥 먹으러 갈 때 안 챙기더라"라고 답했다. 당황한 멤버들은 "다이어트 하는 것을 뻔히 아는데 그 앞에서 뭔가를 먹으면 먹고싶을까봐 일부러 몰래 먹는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