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연기 겸업 힘들지만 보람은 두배" |
다른사람과 똑같이 오디션 봐 드라마 출연 특혜 전혀 없어요 |
"가수와 연기자를 병행한다는건 일단 재밌고 흥미 있는 일이죠. 한번도 부담스럽다거나 두렵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어요. 아직은 자신이 있거든요. 누구라도 한번쯤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여성 아이돌그룹 티아라의 멤버 은정(함은정)은 생기 발랄하다. 가수와 배우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쫓고 있지만 힘든 기색이라곤 없다. 어느 한쪽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그만큼 자기 일에 대한 욕심과 열정이 크다는 반증이다.
은정은 지난 5일 크랭크인 한 영화 '화이트'(김곡 김선 감독) 촬영에 합류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달 27일 종영된 드라마 '커피하우스'에 이은 연타석 강행군이다.
'커피하우스'는 그녀에게 그룹 티아라 활동 이후 사실상 가수 & 연기 병행의 시발점이 됐다.
"드라마가 방영된 이후 '소속사에서 만든 작품이라서 캐스팅된게 아니냐'는 시선이 없지 않았어요. 한마디로 쉽게 주인공이 됐다는 건데요.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건 전혀 사실과 달라요. 실제로는 더 힘들게 작품에 합류했거든요."
그녀 역시 여느 주인공 후보들과 똑같은 입장에서 오디션을 거쳤고, 꼼꼼한 평가를 받고 낙점이 됐다. 드라마 종영후 쉴 틈도 없이 합류한 공포영화 '화이트' 역시 마찬가지다.
"스토리로만 봐도 금방 이해될 만큼 순전히 우리 얘기예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인기 아이돌 그룹의 성장과 갈등, 그리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사건들을 다루거든요. 어쩌면 이번 작품은 저의 두 모습을 한꺼번에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티아라의 다른 멤버들도 대부분 연기와 노래를 병행하지만 은정한테는 좀 특별한 경험이다. 아역 연기자로 연예계와 인연을 맺은 그녀에게 연기는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시절 리틀 미스코리아선발대회에 나갔고, 어려서부터 판소리도 배우는 등 끼가 남달랐다. 그리고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청소년 TV문학관 '내가 닻을 내린 이유'(2003) '애정만세' (2003) '작은 아씨들'(2004) '토지'(2004) '건빵선생과 별사탕'(2005) '궁'(2006) '왕과 나'(2008) 등에 출연했다.
그룹가수로 활동하다 연기자로 변신하는 케이스가 많은 현실에서 그녀가 남다른 시선을 끄는 데는 바로 이런 이력이 숨어있는 탓이다.
"우린 멤버가 새 음반을 내고 활동할 때를 빼면 각자 연기를 하느라 바쁘죠. 요즘엔 특히 그래요. 9월 중순 이후 나올 새 음반준비를 위해 가끔 만나 연습을 하는데 저마다 연기 스케줄이 잡혀있어서 정신없거든요."
연기자로선 나름 고참이다보니 멤버들에게 연기조언도 빼놓지 않는다. "각자 개성이 있으니 직접적으로 충고하진 않아요. 대본 리딩을 하며 자연스럽게 장단점을 보완하는 정도로 도움을 주죠."
은정은 '걸그룹을 통해 인지도를 높인 다음 슬그머니 연기자로 변신한다'는 비판적인 시선에 대해서는 "우린 처음 결성될 당시부터 노래와 연기를 병행키로 돼 있었다"면서 "연기력이 뒤떨어진다는 평을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당찬 의지를 보였다.
"토털엔터테이너 시대에 연기자와 가수의 구분은 의미가 없다"는 그녀는 또 "한가지 일만 하는 것보단 신체적으로 피곤할 때도 없지 않다"면서도 "그만큼 피부로 느껴지는 보람과 만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