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경이 기자]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 연쇄살인범 경철(최민식 분)과 펜션에서 격정적인 정사신을 벌이는 여자 김인서(26)가 있다. 김인서는 큰 눈망울에 도톰한 입술, 여기에 흐트러진 웨이브로 영화 ‘박쥐’의 김옥빈을 연상하게 했다. 이에 김옥빈이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 특별 출연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들게 했다. 이 김옥빈과 닮은꼴 여배우는 바로 신예 김인서이다.
실제 만나본 김인서는 김옥빈과 유독 닮은 눈망울을 갖고 있음이 분명했다. 하지만 김옥빈보다 더 늘씬한 바디라인(172cm, 49kg)의 소유자였다. 훤칠한 키에 한톤 다운된 중저음의 목소리가 매력적인 여배우였다.
- '악마를 보았다'를 본 소감은.
▲개인적으로 많이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처음에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뭔가 스토리가 있는 여자의 캐릭터였다. 그래서 저도 그런 여자의 캐릭터에 대해서도 궁금하고 흥미로웠다. 하지만 실제 영화가 개봉했을 때, 그런 부분이 많이 안 드러나서 아쉬웠다.
- 편집된 부분이 많은지.
▲텍스트적으로 과거에 경철과의 관계, 관계성이 드러나는 대사들이 있었었다. 경철의 여자였다가 현재 태주랑 살고 있는 상황이었다. “어떻게 지냈냐” “그냥 저냥 살았다” “어떻게 살았는지 안 궁금했냐” 등의 경철과 나누는 대사가 있었다. 오랜만에 재회에 미묘한 감정신이 드러나는 신이 있었는데 그게 사라지고 바로 정사신으로 넘어가서 좀 아쉬운 게 있었다.
- 최민식과의 부엌에서의 정사신이 너무 격했던 것 같은데 촬영하면서 어렵지는 않았는지.
▲작품을 하면서 엉덩이를 노출한 것이 처음이다. 그런 정사신 자체가 처음이다. 많이 어려웠다. 처음에 감독님은 현장에서 ‘두 분이 알아서 잘 하실 거라고 믿습니다’라고 했는데 이후에는 세밀하게 디렉션을 주셨다. 하지만 제가 캐릭터를 확 잡고 촬영을 했다면 잘 했을 텐데 아무리 정신적으로 깊게 파고들어도 그 여자의 캐릭터와 상황을 완벽히 이해하기 어려워서 모호한 상태로 촬영을 해서 좀 힘들었다.
- 극중에서 연쇄살인범으로 나오지만 실제 현장에서 최민식과의 호흡은 어땠는지.
▲정말 영광이었고 최민식 선배님이랑 연기를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영광스러웠다. 너무 좋은 선배님이다. 인간적으로나 연기자로서나 탑인 것인 같다. ‘저 사람은 진짜 배우다’라는 생각을 많이 들었다.
- 부스스한 스타일도 인상적이었다. 눈은 퀭해 있고, 인간을 정육점의 고기처럼 손질하고 인육을 먹는 남자의 여자로 그 분위기도 비정상적인 것이 느낌이 있었다.
▲화장을 거의 안했다. 감독님이 비비크림도 못 바르게 해서 화장을 거의 안했다. 외형적으로 보면 이 여자는 지존파 여자를 모티브로 한 것이다. 그런 생활을 하면서 심적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처음부터 이상한 여자는 아니었을 테고 생활에 찌들었다고 생각했다. 눈썹을 하얗게 하고, 눈 밑의 다크서클은 원래 좀 있는 편인데 그대로 뒀다. 눈의 명암을 주려고 했다.
- 김옥빈과 닮은꼴로 화제가 됐다.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박쥐’의 한 코드를 보는 것 같다. ‘박쥐’의 김옥빈이 아닌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었다. ‘악마’ 개봉하기 전에도 ‘하녀’ 시사회를 갔었는데 모자를 푹 누르고 갔었다. 사진 기자들이 막 사진을 찍었는데, 그 때 ‘나를 알아볼 리가 없는데 왜 그러지’했는데 시사회 끝나고 나왔는데 사촌동생이 문자가 왔다. ‘하녀’ 시사회 갔었냐고 제 사진 제목이 ‘수수한 김옥빈’으로 돼 있었다.
- 김옥빈과 실제 본적은 없는지.
▲옛날에 CF 촬영을 한번 같이 했었다. 아큐브 렌즈 CF 모델을 김옥빈씨가 메인 모델이었고 제가 서브 모델이었다. 눈매 말고는 전혀 안 닮았다. 김옥빈씨가 그런 말을 들으면 좀 황당하실 것 같다.
-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제 모토는 가늘고 질기게 오래 연기를 하는 것이다.
- 좋아하는 배우는.
▲매번 이야기하는 건데, 문소리 선배님같이 되고 싶다. 많은 모습을 담을 수 있는 연기자인 것 같다. 그게 정말 부럽다. 저는 그게 아니라서 그게 항상 딜레마다. 저는 모델일을 안했는데 모델 같이 보이는 부분이 있는 것 같고 이미지가 좀 한정돼 있는 것 같다. 그런 것을 탈피해서 한정되지 않은 이미지로 많은 모습을 담아내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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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