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경이 온몸을 내던지는 혼신 연기로 MBC 주말극의 체면을 살렸다. 2일 첫방송한 새 주말극 '욕망의 불꽃'은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결과 12.8%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전작인 '김수로'가 100억원이 넘는 제작비를 투입하고도 10% 안팍의 저조한 시청률을 보여, SBS '이웃집 웬수' 등에 밀려 체면을 구긴 것과 비교해 보면 '욕망의 불꽃'의 선전은 MBC 드라마 내부적으로는 고무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신은경이 '아내의 유혹' 장서희에 못지 않은 입체적인 악녀로 그려지면서 시청자들을 빨아들이고 있어 시청률은 향후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시청자 게시판에도 "신은경의 연기에 소름이 돋았다" "진짜 욕나올 만큼 악한 캐릭터인데, 배우가 연기를 너무 잘해 완전히 빨려들어갔다" 등 수백여개의 응원글들이 가득찼다.
신은경은 당초 1순위 캐스팅이 아니었다. 정하연 작가를 제외한 나머지 제작진이 반대를 했지만 신은경은 "나를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도록 만들기 위해서라도 온 몸을 던질 것"이라고 제작발표회 당시 출사표를 던진 바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첫방송에서 그의 연기는 근래에 브라운관에서 보기 힘들 만큼 폭발적이고 강렬했다. 여배우의 미모가 완전히 망가지는 것도 개의치 않고 폭행 및 강간당하는 연기부터 만삭의 배를 숨기고 다니는 미혼모의 모습, 죽을 고비를 넘기며 출산을 하는 모습 등을 리얼하게 보여줬다. 이중 압박 붕대로 배를 둘둘 감았다가 혼자 방에서 배를 훤히 드러내는 장면은 실리콘 등을 이용한 특수분장으로 HD화면에서도 실감났다는 평이었다.
극중 신은경은 홀아버지 밑에서 가난하게 자란 울산 출신으로, 부자와 돈에 대한 강렬한 욕망을 숨기지 않는 야심녀 윤나영으로 나온다. 첫회에서 나영은 서울로 올라가 대학에 다닌다고 아버지를 속인 채, 그 돈으로 재벌을 잡기 위해 연애사업에만 몰두하다 결혼을 약속했던 버스운송회사 아들에게 오히려 강간당한 뒤 버려지게 된다. 만삭의 배를 꽁꽁 싸매고 고향으로 내려온 그는 아버지 친구인 대서양 그룹의 아들과 자신의 언니가 정략 결혼을 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그 자리를 차지하려 갖은 술수를 서슴지 않는다. 신은경은 "매 회마다 악쓰고 맞고 쓰러지는 과격한 장면이 많아서 하루 6끼를 먹어도 살이 찌지 않았다. '제빵왕 김탁구'처럼 시청률이 잘 나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2일 신은경은 남편 역할의 조민기와 서울 MBC 여의도 세트장에서 첫회 본방을 지켜봤으며 배우들과 제작진은 흡족감을 드러내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밤샘 촬영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