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上海)에 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유적지 일대가 세계적인 명품 거리로 변신할 전망이다.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소재지를 관할하는 루완(盧灣)구가 상하이 세계박람회(EXPO)가 끝난 뒤부터 3~5년 동안 이 일대를 세계적인 명품 거리로 조성한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고 신문신보(新聞晨報)가 7일 보도했다.

루완구의 창샤오룽(長小龍) 부구장(副區長)은 최근 한 구내 행사에 참석해 "상대적으로 덜 개발된 화이하이루(淮海路) 동쪽 일대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10여개 명품 브랜드의 중국 거점 점포를 유치해 이 지역을 호화 명품 소비 지역으로 개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하이루 동쪽의 재개발 대상 지역에는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유적지가 포함돼 있다. 창 부구장은 "세계적인 명품인 에르메스가 이미 전 세계 5번째 랜드마크 점포를 이 지역에 열기로 했으며, 이르면 내년 말쯤 영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일대는 상하이 구(舊)도심의 중심 지역으로, 루완구가 지난 2003년부터 재개발 계획을 세웠다. 전체 면적이 6만6000㎡ 전후로 상하이 시내 대표적인 젊은이의 거리로 통하는 '신천지(新天地)'가 인접해 있다. 그러나 2004년 재개발권 입찰에서 한국토지공사가 중국 업체의 2배에 가까운 금액을 써내자 루완구측이 입찰을 무효화시킨 바 있다.

이 일대가 재개발되더라도 임시정부 청사 유적지는 그대로 보존된다. 상하이 주재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는 "루완구측이 한국인이 자주 찾는 임시정부 청사 주변은 그대로 남겨놓기로 약속했다"면서 "재개발된 주변과 유적지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루완구측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