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아시안게임 요트 남자 레이저급 금메달리스트 하지민이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직접 자신의 금메달 인증샷을 올렸다. 소소한 자랑거리를 올리는 게시판에서 '중국 땅에서 애국가 울리게 만든 게 자랑'이라는 한줄 설명과 함께다. 잊혀질 뻔한 금메달은 그렇게 되살아났다. 사진 캡처=디시인사이드 자랑갤

지난 20일 광저우아시안게임 요트 남자 레이저급에서 유일한 금메달을 따낸 하지민(21·한국해양대). 하지만 주말 내 쏟아진 메달과 각종 인기 종목, 이슈에 가려 요트 금메달은 대부분의 매체에서 단신 한줄로도 처리되지 않았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금메달을 다시 살려낸 건 하지민 선수 본인이 올린 한 장의 '인증샷'이었다.

◇남자요트 레이저급에서 값진 금메달을 따낸 하지민의 프로필. 사진 캡처=광저우아시안게임 공식 홈페이지

21일 밤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 자랑갤러리엔 '흙��흙'이란 ID로 빛나는 금메달 사진 한장이 올라왔다. '중국 땅에서 애국가 울리게 만든 게 자랑'이라는 한줄 설명과 함께였다. 연인에게 쿠키를 받았다거나 시험에 합격했다는 등 소소한 일상의 자랑거리를 유머 삼아 올리는 게시판에서 '금메달 자랑'은 차원이 달랐다. 눈 밝은 네티즌들은 금메달의 주인이 요트의 하지민 선수라는 사실을 밝혀냈고, 순식간에 수백개의 댓글이 달렸다 사이트 주소가 퍼져나가며 네티즌들의 '성지 순례'가 시작됐다. 바람과 맞서 싸우며 '나홀로' 금메달을 따낸 대단한 젊은이를 향한 축하와 응원 메시지가 이어졌다.

하지민은 "이렇게 관심받을 줄은 몰랐는데 깜짝 놀랐다. 평소 디시인사이드 자랑갤과 힛갤을 자주 이용하는데 재미삼아 올려봤다.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셔서 기분이 너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1m87의 키에 80㎏의 완벽한 체격으로 아시안게임 첫 출전에서 아시아 정상을 꿰찬 스물한 살 하지민 선수의 다음 목표는 2012년 런던올림픽이다. 세계의 벽은 높다. 베이징올림픽 때는 28위를 기록했었다. "목표는 톱10이고요, 아직 시간이 있으니 열심히 하면 메달권도 가능할 겁니다. 요트선수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 전성기니까 2020년까지는 끄떡없어요. 메달 따면 또 인증해야죠."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될성부른 신세대 요트 선수의 목소리는 당당하고 씩씩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