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사망한 우리 해병대원 2명에 대한 사회적인 추모 열기가 레드카펫에도 영향을 미쳤다. 제31회 청룡영화상 레드카펫의 드레스 코드는 압도적으로 엄숙한 '블랙'이었다. 헤어스타일은 대부분 업스타일에, 액세서리는 최대한 절제했다. 하지만 여신들의 미모를 살리기 위한 드레이프(drape:천을 걸치거나 주름을 잡는 디자인 방법)와 피카부 슬릿(peekaboo slit:의외의 곳에 노출이나 트임이 강조된 반전 코드)이 드레스에 가미되며, 레드카펫을 뜨겁게 달궜다. 또 블랙과 비슷한 다크브라운과 짙은 녹색으로 중도를 보여준 착시효과 드레스, 대세를 거스르는 화사한 드레스로 시선몰이에 성공한 이들도 있었다.
▶ 블랙 드레스 속, 아찔한 쇄골
'청룡의 안방마님' 김혜수는 추모파 패션 코드의 정석을 보여줬다. 손예진, 유선, 박진희, 남규리, 한혜진, 전세홍 등이 쇄골을 강조한 오프숄더 스타일의 블랙 드레스를 입은 가운데, 김혜수는 양쪽 어깨를 살짝 덮는 프릴 소매가 돋보이는 블랙 롱 드레스를 입었다. 김혜수가 입은 드레스는 살바토르 페레가모, 화이트 크리스탈 클러치는 지미추 제품이다. 조윤희가 입은 블랙 멀메이드 롱드레스도 완벽 S라인을 드러내 '베스트 드레서'로 손색이 없었다. 물고기의 비늘을 연상케 하는 한땀 한땀 꿰매진 비즈가 신비로운 분위기마저 풍겼다. 전세홍은 무릎 아래로 속이 비치는 카우보이 스타일의 블랙 원피스로 개성을 살렸다.
▶ 중도파, 블랙과 착시효과?
조여정과 수애는 각기 검정에 가까운 다크 브라운 롱 드레스를 입었다. 추모에 동참하는 의미로 어두운 색을 택하되 스타일은 포기하지 않은 것. 조여정이 입은 살바토레 페레가모 드레스는 고전적인 여신의 분위기를 살렸으며, 도나 카란 드레스를 소화한 수애는 드레이프가 한껏 가미된 원 숄더 디자인으로 '드레수애' 포스를 풍겼다. 이민정은 버버리 프로섬의 그레이 롱드레스를 입었지만, 겹겹이 꽃무늬처럼 드레이프된 디자인이 화려함을 더했다. 정수영은 임신 8개월의 몸으로, 배를 우아하게 드러내는 녹색 롱드레스를 입었다. 예비 엄마로서 태아를 따뜻하게 하기 위해 퍼(fur) 숄더를 걸쳐, 모성을 한껏 과시했다.
▶ 나홀로 튈래? 한송이 꽃처럼
비교적 어린(?) 여신들은 터질듯한 청춘의 자태를 발산했다. 박보영과 김새론은 각기 살구빛와 핑크색 원피스를 입었다. 류현경 역시 연보라 미니 원피스를 소화했으며, 박민영은 한송이 꽃같은 초미니 화이트 원피스로 각선미를 자랑했다. 4차원 스타 최강희는 노란색, 검정색, 보라색 세가지 색깔이 가미된 독특한 원피스를 입었다. 이밖에 강수연은 전세계 지도가 그려진 듯한 시스루 원피스에, 서너줄의 레이어드 진주 목걸이로 럭셔리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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