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공사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주 KCC, 동부에 패했지만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19일 경기에서 LG에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를 반전시키더니 22일 경기에서 삼성까지 물리쳤다. 그 중심에는 신인 박찬희가 있다. 올시즌 드래프트 1순위로 인삼공사에 입단하며 기대와 관심을 한몸에 받은 그다. 하지만 시즌 초에는 불안했다. 팀은 개막 후 6연패에 빠졌었고, 그 역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광저우아시안게임에 다녀온 이후 확 달라졌다. 득점과 어시스트에 눈을 뜬 모습이다. 인삼공사의 모든 공격은 박찬희의 손끝에서 시작된다.
박찬희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복귀 후 실력이 많이 향상됐다는 주위의 평가에 "나는 잘 모르겠다"며 겸손해했다. 그러나 최근 플레이를 보면 확실히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다. 어떤 이유가 있을까. 박찬희는 "시즌 초반에는 리그 톱가드인 양동근 이정석 선배를 만나면 실력과 경험에 주눅들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6개월 간 두 선배들과 함께 생활하고 연습해 적응이 많이 됐다. 리그에서 상대로 만나니 한결 마음이 편하더라"고 했다.
또다른 성과도 있었다. 박찬희는 "높이가 좋은 김주성 이승준 선배가 골밑에 있으니 마음놓고 패스를 찔러줄 수 있었다. 그 덕에 코트를 보는 시야가 좋아진 것 같다"는 자체 평가를 내렸다. 연승을 거둔 두 경기에서 10어시스트를 몰아칠 수 있었던 이유다.
이상범 감독 역시 박찬희를 칭찬했다. 이 감독은 "(박)찬희가 대표팀에서 많이 배워온 것 같다. 코트를 보는 눈이 전에 비해 훨씬 넓어졌다"고 평가했다. 사실 박찬희는 시즌 초반 이 감독으로부터 혹평을 들었다. 게임 리딩이 전혀 안된다는 지적을 받으며 단 두 경기만에 포인트가드 자리를 선배 박상률에게 넘겨줘야 했다. 이랬던 박찬희가 어느새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해주니 이 감독은 흐뭇할 수 밖에 없다.
박찬희는 "아직 가드로서 외곽 슈팅에 기복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매일 슈팅 연습을 하고 있다"며 현재 활약에 만족해하지 않았다.
신인왕에 욕심이 없냐고 묻자 "팀의 6강 진출이 우선이다"고 의젓하게 말하는 박찬희. 그가 인삼공사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선봉장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