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나이 때 김희선 못지않다."
KBS2 드라마 '드림하이'의 여주인공 수지가 한층 향상된 연기력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걸그룹 미쓰에이 출신으로 '드림하이'를 통해 첫 연기에 도전한 수지는 지난 3일 첫 회가 전파를 탄 뒤 어색한 발음과 표정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비교적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이면서 호평을 받고 있다. 만 17세 수지의 활약 속에 '드림하이'는 지난 17일 방송 5회만에 15.5%의 시청률(AGB닐슨미디어리서치)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올라선 뒤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 '드림하이'의 곽기원 EP는 "수지의 연기력이 같은 나이 때 김희선이나 김소연에 뒤지지 않는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김희선과 김소연이 아역배우로 활동했을 때부터 지켜봤다. 수지도 그 정도의 발전 가능성이 엿보인다. 어린 나이 덕분에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속도가 빠르다. 생각보다 빨리 정상 궤도에 올랐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993년 데뷔한 김희선과 1994년 데뷔한 김소연은 10대 때부터 주목을 받았던 배우로 20대에 접어들면서 톱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곽 EP는 "첫 회에는 솔직히 못했다. 하지만 심하게 욕을 먹을 정도는 아니었다고 본다. 인기 그룹 미쓰에이의 멤버이기 때문에 유명세를 치른 것"이라며 "첫 연기 도전이고 고등학교 1학년인데다가 데뷔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멜로 주인공으로서의 얼굴을 갖고 있는 배우다. 아직 젖살이 빠지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3년이 중요하다"며 "얼굴이 가장 많이 바뀔 수 있는 시기가 아닌가. 본인의 노력 정도와 가능성을 봤을 땐, 김희선과 김소연을 뛰어넘을 수도 있는 배우라 생각된다"고 의견을 전했다.
수지의 '연기 스승'으로 알려진 배우 백원길 역시 힘을 보탰다. '드림하이'에 공민철 선생 역을 맡아 출연 중인 20년 연극 경력의 백원길은 "촬영 중 감독님의 요청으로 몇차례 연기를 지도했다"며 "처음하는 것 치고는 상당히 잘 하는 편이다. 처음 해보는 외줄타기에서 자유자재로 노는 정도는 아닐 지 몰라도 왔다갔다 왕복은 하는 격이다. 보통 사람이면 중심을 잡고 가만히 서 있는 것도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설령 시청자들 눈에 못하게 보이더라도 '나쁘게'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매력적인 여백'이 많은 친구"라면서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다. 첫 방송 이후의 냉혹한 평가에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지가 연기력 논란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진 것은 아니다. '아직도 많이 어색하다', '방영 중인 드라마를 통해 연기 연습을 하는 것이냐'는 등 일부 시청자들의 혹평이 이어지고 있는 것. 총 20회 중 이미 절반에 가까운 분량이 전파를 탄 상황에서 '주인공' 수지가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이젠 확실히 증명해 보여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