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환각제 성분을 가진 특이한 선인장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선인장 애호가들이 손에 꼽는 고급 품종인 '오우옥(烏羽玉)' 얘기다.
멕시코와 미국 텍사스가 원산지인 오우옥은 가시가 없다. 대신 꽃이나 잎에 환각 성분인 메스칼린(mescaline)이 포함돼 있다. 메스칼린은 환각효과가 대마초보다 강해 유엔이나 미국 등에서도 보관이나 유통이 불법이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메스칼린이 들어 있는 오우옥의 반입과 보유, 유통을 금지하고 있다.
이 선인장은 한 그루라도 보유하면 위법이지만 이미 많은 선인장 애호가들이 키우는 데다 정확한 단속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형사 처벌이 쉽지 않다는 게 경찰의 고민이다. 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김종필 팀장은 "양귀비는 대검찰청 기준으로 50주 이상을 재배할 경우 형사 입건되지만 오우옥은 몇 그루를 보유했을 때부터 단속할지 정확한 기준이 없다"고 말했다.
인터넷 카페 등에서는 오우옥 거래에 대한 글들이 늘어나고 있다. 선인장 전문 판매업체 관계자는 "오우옥이 전자파를 흡수해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는 소문이 있다"고 말했다.
작년 12월엔 태국에서 한 그루에 4000원 하는 오우옥 161그루를 수입해 인터넷에서 "마취성 알칼로이드가 함유돼 있어 먹으면 오색의 꿈을 꾼다"며 판매한 혐의로 회사원 최모(52)씨가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에 적발됐으나 지난 2월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경찰은 "선인장을 재배하는 사람이나 선인장 농원 주인이 마약 성분이 있는지 몰랐다고 하면 단속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