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타운대학교 영문학과 모린 코리건 교수

한 미국인 교수가 현지 공영라디오방송에서 신경숙의 베스트셀러 소설 '엄마를 부탁해'에 대해 "와인을 들이키고 김치 냄새 나는 '크리넥스 소설'이 주는 싸구려 위안을 얻으려 하지 말라"고 혹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미국 조지타운대학교 영문학과 모린 코리건(Maureen Corrigan) 교수는 현지 시각으로 지난 5일 공영라디오방송 'NPR'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엄마를 부탁해’는 엄마와 떨어져 자라 성인이 된 딸과 엄마의 감정적 단절을 정밀하게 묘사하는 애석한 목소리로 가득 차 있다”고 말한 뒤 “엄마가 비참하면 그것은 항상 남편과 감사할 줄 모르는 아이들 때문이라는 것인데, 이는 미국문화에서 철저히 낯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한국인들에게 문학적인 장르가 있다면, 그건 교묘하게 눈물을 짜내는 언니(sister) 취향의 멜로드라마"라며 "'엄마를 부탁해'는 확실히 그중에서는 집권 여왕격"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죄책감으로 가득 찬 도덕 이야기가 왜 한국에서 그토록 센세이션을 일으켰는지, 왜 크노프같은 출판사가 이 책을 받아들였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괄호 안에 “그럼에도 여성들이 문학 소설의 큰 독자인 만큼, 이 나라에서 이 소설은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면서, “숙녀 여러분, 왜 문화적으로도 이질적인 자기 연민에 빠져들려 하시나요?”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의 서평은 “와인을 들이키고 김치 냄새 나는 ‘크리넥스 소설’이 주는 싸구려 위안을 얻으려 하지 말라”는 문장으로 끝난다.

이 서평이 실린 NPR 홈페이지(http://www.npr.org/2011/04/05/135120998/please-look-after-mom-a-guilt-trip-to-the-big-city)에는 미국인과 교포들의 비난이 폭주하고 있다. “‘김치냄새’를 언급한 인종차별주의자”라는 항의도 있었고, “책 잘 읽었고 아주 좋더라”는 칭찬도 달렸다.

현지에서 ‘엄마를 부탁해’는 5일 영문판으로 출간된 뒤 현재 대형 인터넷 서점 아마존 닷컴 베스트셀러 종합순위 30위권에 랭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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