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민 가수' 다나카 요시코(田中好子)

“오늘 (제 장례식에) 모여주신 여러분께 답례를 하고 싶어 (죽기 전 육성이 담긴) 이 테이프를 맡깁니다. 정말로 오랫동안 신세를 졌습니다. 그리고 행복했습니다.”

한 여성의 목소리가 장례식장에 울려 퍼졌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이미 생을 마감한 상태였고, 이날 장례식은 바로 그의 장례식이었다.

요미우리 신문은 "25일 도쿄에서 장례식이 열린 '국민 가수' 다나카 요시코(田中好子·55)가 살아생전 목소리를 쥐어짜내 육성 목소리를 녹음했다"며 "장례식에 모인 조문객 2000여명이 흐느껴 울었다"고 26일 보도했다.

일본의 원조 아이돌로 불리며, 1970년대 '캔디즈'라는 여성 3인조 그룹으로 활동한 다나카 요시코는 1980년대 이후엔 인기 배우로도 사랑받았다. 그는 1992년 유방암에 걸리고 나서도 배우 활동을 계속하는 한편 헌신적인 자원봉사 활동까지 벌여 더욱 큰 인기를 얻었다.

지난달 말 죽음을 예감한 그는 자신의 장례식 조문객들에게 보내는 ‘최후의 인사말’을 미리 녹음했다.

“안녕하세요, 다나카 요시코입니다. 오늘은 3월 29일,

[3·11 일본 대지진]

이 발생한 지 2주 지났습니다.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픕니다.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저도 힘을 다해 병마와 싸우고 있지만 어쩌면 못 이길지도 모르겠습니다. 천국에서라도 (대지진) 피해민에게 도움이 되는 뭔가를 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나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여기 모이신 여러분, 긴 세월 많은 신세를 졌습니다. 행복한 인생이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히 란씨, 미키씨(캔디즈 멤버) 고마워요. 2명을 아주 좋아했습니다. 언젠가 저를 지지해준 사회에 보은할 수 있도록 다시 태어나고 싶습니다. 가즈씨(남편), 잘 부탁해. 그날까지…안녕히.”

중년 열성팬 등 몰려든 조문객은 다나카씨의 육성에 연방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산케이 신문은 이날 내리는 비와 함께 조문객이 함께 울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