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너, 그건 아마도 전쟁같은 사랑~”
직장인 김영완(27)씨는 얼마 전 여자친구와 단 둘이 노래방에 가 '나는 가수다'에서 임재범이 불러 화제가 된 '너를 위해'를 열창했다. 임재범이 나가수에서 1위를 한 노래지만 여자친구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김씨가 "노래가 싫냐"고 묻자 여자친구의 차가운 대답이 돌아왔다. "여자들은 원래 임재범 노래 별로 안좋아해서…."
임재범의 '너를 위해'는 나가수 열풍을 등에 업고 단숨에 노래방 인기곡 1위에 올랐다. 5월 둘째주(3~10일), TJ미디어 계열의 기기를 쓰는 노래방에서만 20만번 이상 불렸다. 2위(김범수 '제발')와 불린 횟수가 6만번 이상 차이가 난다. 임재범의 노래 '고해'도 덩달아 인기곡의 반열에 올랐다. '고해'는 이번 주에만 47계단 상승해 인기곡 50위권에 근접했다.
하지만 여성들은 노래방에서 임재범의 노래를 듣길 싫어한다. 특히 ‘고해’는 여성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노래방곡 1위에 자주 오르내린다.
트위터에서는 논쟁도 벌어지고 있다. 한 여성은 “이제 남자분들 노래방에서 임재범 노래 맘껏 부르십시오. 다만 양심이 있다면 임재범의 반의반의반의반 정도라도 불러주세요”라고 전했다. 임재범 노래는 좋지만 주변 남성들이 부르는 임재범 노래는 듣기 거북하다는 것이다. “임재범 고해 부르지 마세요. 여자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노래예요”라며 “고해는 임재범만 불러야”라고 적은 여성 네티즌의 글도 눈에 띄었다.
여성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대중음악평론가는 “‘고해’나 ‘너를 위해’의 노랫말은 애절함이 짙게 묻어 있어 술 마시고 지르기 딱 좋은 노래”라면서 “쉽게 말해서 마초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노래”라고 전했다. 남성들이 즐기는 임재범의 노래가 모두 ‘마초들의 자기 만족’을 자극하는 노래라는 것이다.
여성들의 반응은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이 든다”로 집약된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임재범이 아니기 때문에 그저 남자의 허세만 느껴질뿐이라는 것이다. 한 여성 네티즌은 “오글거려요. 허세 같다는 표현밖에 안 나와요. 노래에 담긴 사랑의 절절함이 안 묻어나오니까요”라고 지적했다.
이번에는 마초들의 반박도 만만치 않다. 남성 네티즌들은 트위터를 통해 “여성 여러분, 그동안 남자들이 노래방에서 임재범의 ‘고해’ 부르는 거 꼴불견이라고 하셨죠? 그동안 남자들은 임재범이라는 명가수가 생활할 수 있도록 저작권료를 주고 있었던 것입니다”라는 등의 ‘변명’ 발언을 꾸준히 올렸다.
지난 8일 임재범이 “노래방 등 저작권료가 월 100만~200만원 밖에 되지 않아 아이들과 외출할 때도 자동차도 없이 버스를 타고 다닌다”며 생활고를 호소한 것을 두고 남성들이 만든 ‘작은’ 변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