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와 공주대, 공주교대 등 대전·충남지역 3개 국립대학이 매머드급 대학 설립을 목표로 야심 차게 추진해온 통합작업이 결국 무산됐다.

3개 대학 관계자로 구성된 통합추진위원회는 20일 대전 유성에서 송용호 충남대 총장, 서만철 공주대 총장, 전우수 공주교대 총장과 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8차 회의를 열었지만 끝내 통합 합의에 실패했다. 캠퍼스 특성화 방안을 놓고 3시간 가까운 회의를 벌였으나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데다 핵심 쟁점인 통합대 교명, 본부 위치 등은 논의조차 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교육과학기술부가 제시한 오는 27일까지 통합계획서 제출이 불가능해져 통합은 사실상 무산됐다. 신희권 충남대 기획처장은 "모든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국 학과 통폐합 문제 등을 풀어내지 못했다"면서 "통추위가 공식적으로 통합작업 무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3개 대학은 지난 3월 28일 '통합 추진 및 세종시 융복합캠퍼스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통합작업을 벌여왔다. 그러나 핵심쟁점인 통합대 교명, 대학본부 위치, 캠퍼스특성화, 학과 통·폐합 문제를 놓고 학교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통합대 교명의 경우 기존 충남대를 교명으로 하자는 충남대와 새로운 교명을 주장하는 공주대 간의 이견이 컸고, 대학본부 위치도 충남대는 세종시, 공주대는 공주캠퍼스를 각각 주장했다. 공주교대가 '교명을 충남대로 할 경우 대학본부 위치를 공주캠퍼스로 하자'는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결국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통합 무산에 따라 3개 대학의 세종시 융복합캠퍼스 추진도 어렵게 됐다. 교과부가 전제조건으로 내건 3개 대학 통합을 이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주교대 이범웅 기획연구처장은 "많은 공을 들였지만 통합이 무산돼 아쉽고 당분간 대학 간 통합 논의 재개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3개 대학이 학내구성원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채 총장들의 주도로 통합을 추진한 것 자체가 무리였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김용완 충남대 교수회장은 "3개 대학 총장들이 제대로 된 학내 여론수렴 절차도 없이 성급하게 통합을 추진한 것 자체가 문제였던 만큼 통합 무산은 사필귀정"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