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의 자원 부국 카자흐스탄에서 고교생이 가장 가고 싶은 대학이 카자흐스탄 경영·경제·전략대학(Kazakhstan Institute of Management Economics Strategic Research·KIMEP·키멥)이다. 1992년 설립돼 카자흐스탄이 공산주의에서 시장경제로 이행하는 데 필요한 인재를 양성해왔다. 전 과정을 영어로 가르치며, 하버드·MIT 등 명문대 출신 교수들이 강의한다. 키멥을 설립해 20년째 이끌어온 한국인 방찬영(75) 총장이 최근 한국에 왔다.

방찬영 카자흐스탄 경영경제전략연구소(키멥) 총장은“카자흐스탄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 직원의 80% 이상이 우리 대학 출신”이라고 밝혔다.

"대학은 국제사회에서 활동할 인재를 배출하고 나라의 경쟁력을 높여야 합니다. 그런데 한국에선 총장 직선제나 반값 등록금 같은 논쟁들에 가려 정작 대학의 본질은 논의되지 않는 것 같군요."

미국 UCLA와 샌프란시스코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던 그는 1990년대 초반 카자흐스탄 대통령 경제특보를 맡아 소련에서 독립한 이 나라에 시장경제를 안착시키는 과정에 참여했다.

이번에 서울과 지방의 5개 대학을 방문했다는 그는 "한국 대학은 총장 직선제부터 없애야 한다"고 했다. "어느 국립대에 갔더니 총장 선거 후유증으로 제대로 일을 못하더군요. 총장이 표 얻으려고 교수들에게 술 사주고 밥 사주고, 그러다가 선거법에 걸려 수사받는 상황에서 무슨 대학 발전을 기대하겠습니까."

그는 "인기투표로 총장 뽑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을 것"이라며 "총장이 되어도 선거 때 신세 진 사람들 챙기기 바빠서 교육과 연구에는 신경 쓰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한국 대학들의 '건물 자랑'도 꼬집었다. "어느 대학에 가니, 새로 지은 건물을 보여주며 UCLA보다도 좋을 거라고 말해요. 건물과 교육의 질은 직접 관계는 없는데도 한국 대학들은 건물 투자에 집중해요." 실제 한국 대학은 OECD 국가 중에서 재원을 건물과 부동산에 투자하는 비율이 높은 나라의 하나다.

그는 반값 등록금 논쟁에 대해선 "매년 1000만원이나 내고 졸업해도 취업을 못한다면 학생들 불만이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렇지만 모두 똑같이 깎아주자는 주장은 설득력 없다"고 했다. "어려운 환경의 학생에게는 당연히 장학금을 많이 줘 부담을 없애거나 대폭 줄여야 하지만 여유 있는 학생들까지 절반으로 감면해줘야 하느냐"며 "공산주의였던 카자흐스탄에서도 없는 논쟁이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