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코리아 제공

신성일·엄앵란 주연 영화 '맨발의 청춘'(1964)을 연출한 김기덕(77·사진) 감독이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 코리아로부터 '디렉터스 체어'를 받았다.

6일 개막한 부산국제영화제 '한국 영화 회고전'을 지원하는 에르메스 코리아는 7일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한국 영화 회고전의 밤' 행사를 열고 올해 회고전 주인공인 김 감독에게 그의 이름이 새겨진 디렉터스 체어를 전달했다. 이날 행사에는 에르메스 창업자 6대손 산드린 뒤마와 감독 김수용·임권택·강형철·이장호씨, 배우 남궁원·안성기·강수연·박상원·예지원씨 등이 참석했다.

김기덕 감독은 1960년대 한국 영화에 큰 획을 그은 연출자다. 1961년 '5인의 해병'으로 데뷔해 1977년 '영광의 9회말'까지 16년 동안 영화 66편을 만든 한국 영화의 대표적 장인(匠人)으로 꼽힌다. 멜로부터 SF 괴수까지 소재와 장르에 구애받지 않은 그의 작품들은 한국 영화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대중적으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이번 회고전에선 '5인의 해병'과 '맨발의 청춘'을 비롯해 '남과 북'(1965) '대괴수 용가리'(1967) 등 여덟 작품을 상영한다.

김기덕 감독은 "감독으로 잊히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기억해주고 회고전까지 열어줘 정말 감사하다"며 "30년여 만에 나만의 감독 의자에 앉으니 예전 기억이 되살아나는 것 같다"고 했다.

2001년부터 부산국제영화제 '한국 영화 회고전'을 지원해 온 에르메스 코리아는 매년 고(故) 장-루이 뒤마-에르메스 전 회장의 부인 고(故) 르나 뒤마가 손수 디자인한 디렉터스 체어(Director's Chair)를 회고전 주인공에게 전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