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93) 전 일본 총리가 종군위안소 설치에 관여했음을 보여주는 자료를 일본 시민단체가 공개했다.
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시민단체 ‘평화자료관 풀의 집’은 나카소네 전 총리가 해군 중위 시절,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의 발릭파판 야베(矢部)부대에서 회계 담당으로 근무하면서 위안소 설치에 개입한 정황을 보여주는 증거 자료를 방위성 방위연구소 사료열람실에서 입수, 공개했다.
나카소네 총리는 과거 회고록에서 “고심 끝에 (부대에) 위안소를 만들어줬다”고 적었지만, 일본 정부는 2007년 이에 대한 야당의 확인 요청을 거부했었다.
시민단체가 공개한 자료에는 ‘(부대원들이) 난폭해져 자기네끼리 싸움이 벌어질 상황이 됐다. 회계 담당의 배려로 현지 여성을 모아 위안소를 개설하자 흥분을 완화하는 데 매우 효과가 있었다. 충분했다’는 기술이 나온다. 위안소를 포함한 당시 부대의 모습이 기록된 지도도 공개됐다.
이 단체는 기자회견을 열어 “나카소네 전 총리가 현지의 여성을 모으고 위안소를 설치하도록 조처한 것은 명확하다. (위안소 설치에) 군이 관여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라고 밝혔다.
나카소네 전 총리는 1978년 발행된 회고록에서 “3000명이 넘는 대(大)부대이다 보니, 원주민 여자를 덮치거나 도박에 빠지는 경우도 생겼다. 그런 그들을 위해, 나는 고심 끝에 위안소를 만들어 준 적도 있다”고 털어놨었다.
아사히 신문은 “이번에 공개된 자료에 대해 나카소네 전 총리 측에 코멘트를 요구했지만, 답변을 보내오지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