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 법원은 지난 2004년 사망한 야세르 아라파트 전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의 부인 수하(48·사진) 여사에 대해 부패 혐의로 국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BBC방송이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튀니지 현지 언론은 수하가 지난 1월 축출된 지네 알 아비디네 벤 알리 전 대통령의 부인 레일라 트라벨시와 함께 2006년 카르타고 국제학교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부패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튀니지 과도정부는 벤 알리 전 대통령의 23년 집권 기간 부패 혐의자에 대해 조사 중이다.

요르단강 서안 부유한 은행가 집안에서 태어난 수하는 프랑스 소르본대학에 유학하던 1989년 파리를 방문한 PLO 의장단의 통역을 맡았다가 아라파트와 가까워졌다. 수하는 1990년 기독교에서 이슬람으로 개종하고 아라파트와 결혼했다. 당시 수하는 27세, 아라파트는 61세로 34세 차이였다. 1995년 딸을 낳았고 2000년대 이후에는 남편과 떨어져 주로 파리에서 살았다.

수하는 거침없는 언행과 화려한 생활로 자주 구설에 올랐다. 1999년 클린턴 미 대통령 부인 힐러리 여사를 만난 자리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공기와 물을 오염시키는 주범"이라고 비난했다. PLO 간부들의 남성 중심 사고를 정면 비판하며 갈등을 빚기도 했다. PLO 자금으로 최고급 브랜드 옷을 즐겨 입는 등 호화 생활을 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수하는 PLO가 1991년까지 튀니지에 본부를 두었던 인연으로 아라파트 사망 후 시민권을 얻어 튀니지에서 살았으나 2007년 트라벨시와 사이가 틀어져 시민권을 빼앗기고 추방됐다. 지금은 지중해 섬나라 몰타에서 살고 있다.

수하는 부패 혐의에 대해 "나는 튀니지 독재의 희생자다.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