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모아 로맨스'를 보면, 송중기가 왜 충무로 차세대 주역인지 실감하게 된다. 코믹함과 진지함을 오가는 그의 자유로운 연기에 객석에선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김재현 기자 basser@sportschosun.com

"'티끌'만큼도 걱정하지 않았어요." 용기 내어 물어본 질문에, 거침없이 돌아온 답변. 지난 여름 한예슬과 드라마 제작진 사이에 빚어졌던 갈등이 영화 '티끌모아 로맨스'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하진 않았냐고 초반부터 공격적인 질문을 던지자, 송중기의 표정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티끌'만큼의 미동도 않는다. "한예슬 때문에 피해본 남자라는 기사도 났었죠. 사람들이 더는 얘깃거리를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가장 힘들었던 사람은 한예슬 누나예요. 그리고 저에게 중요한 건 한예슬이 제 '여배우'라는 사실이고요." 불편한 이야기에도 피하거나 에둘러가지 않는 솔직함. 그게 송중기의 진짜 매력이다. 예의바른 청년, 꽃미남, 엄친아 이미지로만 그를 가둬둔 게 왠지 미안할 정도다. '성균관 스캔들'의 유생에서 '뿌리깊은 나무'의 청년 세종으로, 다시 '티끌모아 로맨스'의 청년백수로, 자신만의 연기 파장을 넓혀가고 있는 송중기. 그의 유려하고 솔직한 입담을 느끼려면, '셀프' 음성지원 서비스를 가동하는 것도 좋겠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티끌모아 로맨스'를 보면, 송중기가 왜 충무로 차세대 주역인지 실감하게 된다. 코믹함과 진지함을 오가는 그의 자유로운 연기에 객석에선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김재현 기자 basser@sportschosun.com

▶내 연기, 아직 쑥스러워

'티끌모아 로맨스'의 송중기. 김재현 기자 basser@sportschosun.com

옥탑방에서 쫓겨날 처지이지만 곧 죽어도 연애는 해야 하고, 취업박람회에선 면접관에게 자신의 부족한 스펙이 오히려 낫다며 뻔뻔스럽게 말하는 '무사태평' 천지웅(송중기)은 이웃집 짠순이 구홍실(한예슬)의 '동업' 제안에 두달간 돈벌이에 나선다. 차곡차곡 쌓이는 통장잔고와 함께 시작되는 두 사람의 '티끌모아 로맨스'. 능글능글한 천지웅 캐릭터는 송중기의 능청스러운 연기 덕에 어딘가 귀여운 구석이 생겼다. "나도 이런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고, 스스로도 확인해보고 싶었어요. 다양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건 무기가 많은 것과 같으니까요. 이 영화도, '뿌리깊은 나무'도 그런 맥락이었죠."

송중기는 '개그콘서트-생활의 발견'에서 볼뽀뽀 한번에 1만원씩 받는 귀여운 연하남을 능청스럽게 연기해 화제가 됐다. 사진제공=KBS

연기자가 되지 않았다면, 송중기도 어쩌면 취업을 걱정하는 예비 청년백수였을지도. 하지만 공감대는 가져가되 백수라는 캐릭터를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진 않았다. "유쾌한 영화니까 유쾌하게 풀어야죠. 천지웅은 88만원 세대라는 말을 모를 수도 있어요. 그런 걸로 힘들어하는 아이가 아니에요." 백수 경험은 없지만 남자로서 공감 가는 에피소드가 많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영화에서 여자와의 하룻밤이 결국 불발되는 순간 객석에서 터져나온 탄식이 그 증거다. 그렇다면 송중기의 가족들과 친구들은 어떻게 봤을까? "아직 쑥스러워서 가족한테는 물어보지 못했어요. 친구들은 왜 그렇게 걱정했냐면서 재밌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다행이죠. 스크린 첫 주연작이라 남다른 책임감을 느껴요."

'티끌모아 로맨스' 스틸. 사진제공=필라멘트픽쳐스

▶예능감 없어도 예능-MC 도전 즐겨

송중기가 대학교 방송국 앵커와 국장으로 활약한 것은 너무나 유명한 일. 데뷔 후에도 그는 '뮤직뱅크' '연기대상' '멜론 뮤직어워드' '20s 초이스' 등 수많은 무대의 MC로 남다른 순발력을 발휘했다. "드림 콘서트가 빠졌네요. 하하. 저는 MC 도전을 굉장히 즐겨요. 관객들이 많을수록 재밌어요. 팬들 중에는 연기만 하라는 분도 있는데, 저는 '싫어'라고 답하죠. 그리고 라디오 DJ도 꼭 한번 해보고 싶어요. 물론 '여러분, 잘자요' 같은 클로징 멘트는 오글거려 못하지만."

얼마 전엔 KBS2 '개그콘서트-생활의 발견'에 출연해 신보라에게 볼뽀뽀도 하고 귀엽게 '뿌잉뿌잉' 애교를 떨어 객석을 자지러지게 했다. 신보라의 얼굴은 빨개졌고, 순간시청률은 최고를 찍었다. "개그맨들이 무대에서 연기하는 게 결코 쉽지 않다는 걸 느꼈죠. 저에게는 너무나 감사한 기회였어요. 제가 예능감은 없는데, 예능 출연하는 건 정말 재밌어요. 앞으로도 기회만 되면 언제든 해보고 싶어요."

그러나 예능을 좋아하는 그가 '런닝맨'에서는 4월 말에 하차했다.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아 오해하는 사람도 종종 있다. "너무나 출연하고 싶었던 드라마가 있었는데, 해외 올로케이션 촬영이었어요. 결국 '런닝맨'을 그만뒀죠. 그런데 제작이 중도에 엎어지고 말았어요. 팬들에게 거짓말한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는데, 기사로 꼭 써주세요."

▶유아인-장근석의 솔직함은 최고

요즘 극장가는 '꽃미남 삼국지'로 후끈 달아올랐다. '티끌모아 로맨스' 송중기, '완득이' 유아인, '너는 펫' 장근석까지. 누가 이겨도 기분 좋은 대결이다. 충무로 차세대 트로이카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 송중기는 몸 둘 바를 몰라 했다. "VIP 시사회가 끝난 후 술자리에서 영화 관계자 분들이 오랜만에 젊은 남자배우들이 나타난 것 같아서 반갑다고 하시는데 너무나 영광이었어요. 제가 그 안에 속했다니 더 감사하고요."

유아인, 장근석과 자신을 비교해달라고 짓궂게 물으니 "아유, 감히 근짱님에게…"라며 너스레를 떤다. 솔직한 걸로는 어디서 빠지지 않는데 유아인과 장근석에게는 당해낼 수가 없단다. "제가 꼴찌죠, 꼴찌. 둘은 트위터로 열심히 소통도 하는데 저는 기계치라 그런 걸 못하고. 주량조차 그들에겐 대적이 안 돼요."

그래도 '대세남' 아니냐고 재차 추궁하니, 내내 명랑하던 송중기도 진지하게 돌아앉는다. "제가 사랑받은 지 얼마나 됐다고요. '성균관 스캔들' 덕분이죠. 그 인기에 젖어서 저도 모르게 당연하다고 느낄 때가 있더라고요. 그때마다 중심을 잡으려고 노력해요. 다행히 옆에서 조언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요. 특히 아버지가 그러시고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인복이 아주 많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갈 길이 엄청나게 멀어요. '역시 한석규, 역시 송강호'라고 하듯, 저도 '역시'라는 말을 들어보고 싶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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