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LG와 롯데의 경기 1회초 1사 2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친 손아섭이 이닝을 마친 후 헬멧을 벗고 있다. 잠실=김재현 기자 basser@sportschosun.com 2011,09,02

롯데 손아섭은 12월 초 자신의 미니 홈페이지를 들렀다 우연히 한 야구선수 어머니가 쓴 글을 읽었다. 손아섭의 모교인 부산 개성중학교에서 야구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아들을 둔 어머니가 그의 방명록에 남긴 장문의 글이었는데 '방황하고 있는 중학교 1학년 아들에게 힘을 달라'라는 내용이었다. 손아섭은 '꼭 도움을 주겠다'는 답으로 어머니를 안심시켰다.

사진출처=인터넷 야구 게시판

▶자신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사진출처=인터넷 야구 게시판

손아섭은 27일 모교를 방문했다. 하루라도 빨리 방문해 후배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지만 골든글러브 시상식 참석 등을 비롯해 많은 행사들이 밀려있어 방문 날짜가 늦어졌다.

다행이었던 점은 걱정했던 A군이 2주 전 야구부로 돌아와 열심히 훈련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손아섭은 그 모습을 보고 일단 한시름 놨다고 한다. A군의 방황이 길어져 자신이 방문한 날까지도 운동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면 직접 전화를 걸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낼 생각까지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두 사람 만의 시간이 만들어졌다. 손아섭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A군에게 진솔한 얘기들을 들려줬다. 손아섭은 "나도 어렸을 때 운동이 너무 힘들어 야구부 숙소를 뛰쳐나갈 생각을 수없이 많이 했었다"면서 "그래도 참고 훈련에 매진한 결과 평생 꿈이던 롯데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A의 꿈도 훌륭한 프로선수가 되는 것이라고 하더라. 지금 힘든건 나중에 훌륭한 선수가 되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말을 해줬다"고 했다.

손아섭은 A군에게 약속을 했다고 했다. 이번 만남 한 번으로 끝이 나는게 아니라 평생 멘토가 되겠다는 약속이다. 손아섭은 "내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힘든 일이 있으면 언제든 형에게 전화해'라는 말을 해줬다. A도 웃으며 알았다고 하더라. 1월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에 꼭 둘이 맛있는 밥을 먹기로 했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A군 아버지 "고맙다는 말 밖에는"

중학교 1학년. 힘든 운동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이 훨씬 좋을 나이다. A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절정의 사춘기. 평소 운동도 열심히 하고 착한 A군이었지만 순간의 유혹을 떨쳐내지 못하고 잠시 방황의 길을 택했다. 둘도 없는 아들의 방황에 부모는 애가 탔고 어머니는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평소 아들이 좋아하던 손아섭에게 도움을 청했다.

A군의 아버지는 "다행히 돌아와서는 아들이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다"며 "아들이 손아섭 선수의 팬이었다. 손 선수가 직접 건네준 한 마디 한 마디가 아들에게는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바쁜 시간을 쪼개 아들을 직접 찾아준 데 대해 정말 고맙다는 말 밖에는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손아섭의 은사이자 개성중 야구부를 이끌고 있는 한진수 감독 역시 "둘이 따로 얘기를 나눠 대화 내용은 잘 모르지만 A가 손아섭과의 만남에 정말 좋아하는 눈치"라며 "어렸을 때부터 아섭이를 봐왔다. 손아섭과 A가 야구실력이나 성격 면에서 참 닮은 점이 많다. 그래서 이번 만남이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군은 1학년이지만 현재 팀 내에서 주전 유격수를 맡고 있다. 아마추어 팀에서는 야구를 가장 잘하는 선수가 유격수 자리를 맡는 것이 보통이다. 참고로 손아섭도 프로 입단 전 개성중, 부산고의 주전 유격수 출신이었다. 한 감독의 말에 따르면 운동시간에는 그 누구보다 집중해 훈련하는 모습도 많이 닮았다고 한다. 어울리는 멘토-멘티의 만남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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