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쯤 인생의 어느 시절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십년 지기 소꿉친구가 다른 남자와 결혼하던 날, 그녀에 대한 사랑이 자신 안에 있음을 알아버린 한 남자가 있다.
떠나간 사랑을 찾고 싶지만,
시간은 인간의 몫이 아니기에,
첫사랑을 잃은 남자는 떠나간 그녀를 그리며 놀이터에 앉아 엉엉 큰소리로 울어버린다.
그런 울보 앞에 나타난 ‘타임 컨덕터’는 그에게 과거로의 시간여행이라는 선물을 준다.
‘첫사랑 해피엔딩’을 희망하는 드라마 ‘프로포즈 대작전’(TV조선)은 첫사랑에 대한 그리움과 서툴렀던 청춘에 대한 아쉬움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주는 ‘희망의 노래’이다. 처음 품어본 마음이기에 감정 표현에 서툴렀고, 상대의 마음을 읽는 것에도 익숙하지 않았다.
실수 투성이로 기억되는 첫사랑.
그 때 조금만 더 솔직했다면, 조금만 더 용기가 있었다면, 그 사랑이 지금은 내 곁에 있을 것이라는 생각, 누구나 한번 쯤 해 보았을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 백호는 이슬의 마음을 세심하게 읽어내기 위해 노력한다. 백호만을 위해 이슬이가 보낸 수많은 싸인과 눈빛들, 백호만이 알 수 있고, 백호만이 알아차려야했던 것들을 얼마나 많이 놓쳤는지, 과거로 돌아간 백호는 자신의 둔함과 솔직하지 못함에 대해 깨닫게 된다.
청춘은 무한한 가능성과 불확실성 사이에 있다.
야구선수였던 백호는 시합 중 실수로 상대 선수에게 부상을 입혔고, 부상을 입은 선수는 더 이상 야구를 할 수 없게 된다. 마음의 짐을 진 백호는 야구를 그만두고, 심판의 길을 걷는다. 이슬은 스포츠 에이전트 직원이 되었고, 배우 지망생이었던 채리는 유부남 탤런트의 아이를 낳아 키우는 미혼모가 됐다.
채리를 향한 일편단심 태남이는 분식점을 운영하고, 감독지망생 찬욱은 매번 선택되지 않는 영화 시나리오를 붙잡고 좌절의 숲을 헤매고 있다. 어떻게 청춘의 터널을 지나왔는지 돌아볼 틈도 없었던 백호가 새삼 이십대의 어제를 뒤돌아보며 불확실성을 가능성으로 전이시키는 것이 꿈을 향한 열정임을, 자신이 진정으로 그것을 즐길 때 열정이 더욱 타오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인생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살아가면서 수도 없이 상실했던 자신감, 털어놓고 싶었던 마음, 태우고 싶어도 맘먹은 만큼 태워지지 않았던 열정들.
돌아갈 수 없는 어제와 기약할 수 없는 미래 사이에 존재하는 오늘이야 말로 소중한 모든 것을 행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순간임을 깨달아 가는 백호의 인생은 바뀔 수 있을까. 지나간 사랑을 되찾을 수 있을까. 야구 선수로서의 삶을 다시 살아갈 수 있을까.
‘프로포즈 대작전’은 청춘 판타지 성장 드라마이지만, 새파랗게 젊다는 것이 한 밑천이었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이미 어른들’의 식어버린 가슴에 다시 한 번 청춘의 불을 붙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