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에 접어든 새누리당의 4·11 총선 공천을 둘러싼 잡음이 계속 불거지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위원회는 이날도 서울 강남권과 대구 지역 공천을 확정 짓지 못하고 18일로 늦췄다.

경선 이틀 앞두고 경선룰 변경 논란

당 공천위는 부산 수영구 공천과 관련해 17일 유재중 의원과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해 선거인단 1500명이 참여하는 국민참여경선을 통해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15일 돌연 여론조사 방식으로 변경했다. 경선 이틀을 앞두고 룰을 바꾼 것이다.

(왼쪽 사진)새누리당의 부산 수영구 총선 후보 경선을 앞둔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16일 여의도 당사에서 당 공천위가 경선 방식을 변경한 데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새누리당의 경북 고령·성주·칠곡 총선 후보로 공천된 석호익 전 KT 부회장이 16일 과거 자신이 한 발언이‘여성 비하’논란을 빚은 것과 관련해 당 공천위에 소명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 전 수석은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친박계 후보(유재중 의원)에 비해 저의 우위가 드러나자 공천위가 저를 노골적으로 배제하기 위해 룰을 바꾼 것"이라며 "친박의, 친박을 위한 뒤집기"라고 했다. 박 전 수석 측은 최근 유 의원에 대해 성추문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 유 의원은 삭발까지 하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천위가 경선 방식을 바꾼 것은 친박(親朴)계 현역인 유 의원에게 유리하게 해주려는 것이란 게 박 전 수석 측 주장이다. 공천위는 그러나 유·박 두 사람 간에 성추문 공방이 격화돼 혼탁 경선이 우려된다는 점을 이유로 내세웠다.

후보 자질·불법 선거운동 논란

새누리당 공천위는 이날 경북 고령·성주·칠곡에 공천을 받은 석호익 전 KT 부회장의 공천을 취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석 전 부회장은 2007년 한 모임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더 진화했다. 여성은 ○○이 하나가 더 있지 않으냐"고 말한 적이 있으며 이로 인해 '여성 비하' 논란에 휘말렸다. 석 전 부회장은 이날 공천위에 출석해 "여성의 사회 참여와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해 책에 언급된 내용을 인용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권영세 사무총장은 "제일 중요한 것은 국민 눈높이"라며 공천 취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공천위는 또 금품을 돌린 의혹으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경북 경주의 손동진 후보에 대해서도 사실이 확인되면 공천을 취소할 방침이다.

인천시 선관위는 18일 경선이 치러지는 인천 중·동·옹진 선거구에서 새누리당의 한 경선 후보가 지난 11일 주민 50여명에게 식사와 금품을 제공했다는 제보가 접수돼 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15~16일 이틀 동안 여론조사 경선이 실시된 경북 영양·영덕·울진·봉화 선거구에선 전광삼 후보가 "한 후보 측이 경선 기간 중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를 실시해 사전선거운동 의혹이 있다"며 공천위에 경선무효 신청서를 제출했다.

한편 새누리당 공천위원회는 이날도 서울 강남권에 배치할 인물들에 대해 고심하다 결론을 내지 못했으며, 대구지역 친박 의원들의 탈락 여부를 놓고도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