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치러질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의 가장 유력한 후보인 롬니 전(前)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러시아는 미국의 '공적(公敵) 1호'"라고 주장했다.

롬니는 26일(현지시각)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2012 서울 핵 안보정상회의 기간 중 성사된 미·러 대통령 간 양자회담 결과에 대해 논평하면서 "이란이나 북한이 아닌 러시아가 미국의 지정학적 적"이라면서 "러시아는 항상 세계에서 가장 나쁜 국가들을 지지하고 있다"고 했다.

또 "러시아는 국제무대에서 (미국에)비우호적 존재"라면서 "(오바마)대통령이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더 큰 유연성을 추구하겠다고 한 것은 아주 우려스런 신호다. 러시아는 의심의 여지 없이 우리의 지정학적 적 제1호"라고 강조했다. 이는 26일(한국시각)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의 양자회담 뒤 마이크가 켜져 있는 줄 모르고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에 대해 "이번 선거(11월 대선)가 내겐 마지막이다. 선거가 끝나면 좀 더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오바마의 이런 발언이 공개된 직후 공화당 대선주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를 의식해 유럽 미사일방어망 구축 계획을 그대로 밀어붙이는 척만 하고 나중에 러시아와 타협하려는 게 아니냐며 공격해왔다.

CNN 방송 진행자가 다시 한번 "정말로 러시아를 미국의 공적 1호라고 믿냐"고 묻자 "이 나라(러시아)는 가장 나쁜 세계의 도박사들과 같은 편에 서 있으며 당연히 미국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못박았다. 롬니의 이런 발언에 대해,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최근 몇년 동안 미-러 양국 관계 성과에 부합하지 않는 조심스럽지 못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또한 "모든 미국 대선 후보들에게 자신의 견해를 구성할 때 논리적 근거들을 대고 머리를 이용할 것과 시계를 볼 것 등 최소 2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지금은 (냉전기인) 1970년대가 아닌 2012년"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