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권으로 세상이 바뀔 거라 생각했나?" vs "저자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88만원 세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바리케이드와 짱돌"이라고 주장한 '88만원 세대'(레디앙)의 공동저자 우석훈(44·사진) 성공회대 교수가 이 책을 절판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사실이 알려진 27일 인터넷과 트위터 등에서는 찬반양론이 이어졌다.
2007년 8월 우 교수가 잡지기자 출신 박권일씨와 함께 출간한 '88만원 세대'는 '지금의 20대는 상위 5%만이 정규직에 취업할 수 있고 나머지는 평생 비정규직을 전전하며 살아갈 것'이란 비관적 전망 중심으로 쓰였고, 20대를 가리키는 '88만원 세대'라는 유행어도 만들어냈다. 지금까지 판매량은 약 14만부.
우 교수는 26일 자신의 블로그에 "(책 출간 이후) 죽어도 바리케이드를 치지 못하겠다는 20대만 더 많아졌다" "손수조라는 박근혜 계열의 친구가 88만원 세대라는 데 할 말이 없다"며 책이 자신이 원한 변화를 일으키지 못한 상황을 절판 이유로 밝혔다.
우 교수는 2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미 FTA 반대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해 제일 잘 팔리는 책을 절판하기로 했다"며 "팔릴 만큼 팔렸고 볼 사람도 거의 다 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동저자인 박권일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유감스럽다. 솔직히 말해서 '이건 또 무슨 이벤트이고 마케팅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책을 읽고도 청년들이 싸우지 않아 실망했다'는 우석훈씨의 주장은 이 책에 대한 과대평가다. 내가 절판에 동의하는 것은 '88만원 세대'라는 책의 시대적 역할과 한계를 공히 절감해왔기 때문"이라고 썼다.
이날 트위터에는 우 교수의 생각에 동의한다는 의견과 함께 "그가 20대에 대해 잘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절망은 쉽게 생기지도 사라지지도 않는다" "(저자가)안정된 직장을 바탕으로 쓴소리라고 하는 것이 나는 위선처럼 보인다" 등 다양한 견해가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