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후 10시 40분쯤 직장인 A(28·여)씨는 직장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던 도중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지동의 한 골목길에서 술에 취해 집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던 조선족 우모(42)씨와 어깨를 부딪쳤다. A씨는 자신의 집을 불과 수백m 앞두고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 욕설을 하며 다퉜고 우씨는 목을 조른 상태로 A씨를 집으로 끌고 들어간 뒤 성폭행했다. A씨는 오후 10시 50분 휴대전화로 112신고센터에 전화를 걸어 다급한 목소리로 "성폭행당하고 있어요. 모르는 아저씨에게 끌려왔어요"라고 했다. 전화를 받던 112신고센터 직원이 정확한 위치를 물으려는 순간 전화가 끊겼다.

신고를 받은 수원중부경찰서는 순찰차와 경찰관 30여명을 투입해 휴대전화가 발신된 기지국 반경 300~500m를 뒤지기 시작했다. 경찰은 "당시 A씨의 정확한 위치는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경찰이 밤새 사건 장소 주변을 헤매는 사이 우씨는 A씨를 둔기로 내리치고 목을 졸라 살해했다. 우씨는 범행을 감추기 위해 자택 화장실에서 A씨의 시신을 10여개로 토막 내 여행용 가방과 비닐봉지 등에 나눠 담았다.

사건 발생 10시간 뒤인 2일 오전 9시 20분쯤 경찰은 한 상가 주인으로부터 "부부 싸움하는 소리를 들었다"는 제보를 받고 상가 인근을 집중 탐문했다. 경찰은 A씨의 신고를 받고 13시간이 지난 이날 오전 11시 50분쯤 상가 옆 건물 1층 다세대 주택을 탐문하다 우씨를 붙잡았다. 발견 당시 우씨는 시신을 토막 낸 뒤 이를 가방과 비닐봉지 등을 담아 놓는 등 달아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2007년 한국에 와 막노동을 하며 지내온 우씨는 경찰에서 "술에 취한 상태에서 A씨와 어깨를 부딪쳐 화가 나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4일 우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