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갑의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가 지난 2004~2005년 인터넷 라디오 방송에서 했던 발언들이 추가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인터넷에는 김 후보의 과거 '노인 비하' 발언과 "주한미군을 인질로 삼아 장갑차로 밀어버리자"고 한 음성 파일들이 유포됐다.
◇상식 이하의 폭언들
김 후보는 2004년 인터넷 라디오 방송 '라디오 21'의 '김구라·한이의 플러스 18'에 출연해 "노인네들이 (시청 앞에 시위하러) 오지 못하도록 시청역 지하철 계단을 지하 4층부터 하나로 만들고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를 모두 없애면 된다"며 "시청광장 근처에다 알 카에다 테러조직 아지트를 지어주(면 되)는 거다. 그러면 '조지(부시 미 대통령) 만세 하는 놈들 모여봐라' 해도 이 사람들 근처도 안 올 것"이라고도 했다. 김 후보는 이 방송의 PD 겸 게스트였다.
그는 또 "(부시 미국 대통령을 사퇴시키려면) 남한에 있는 주한미군들을 다 생포해 인질로 삼고 48시간 내에 부시가 사퇴하지 않으면 경기도 연천 국도에서 3일에 한 명씩 장갑차로 밀어버리자"고도 했다. 김 후보는 테러 방지 대책으로 "라이스 전 미 국무장관을 강간해 죽이는 거다. 그러면 (알 카에다 같은 테러 조직이) 우리나라가 고마워서 테러를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본인 "8년 전 일"… 최근에도 막말
김 후보의 막말은 작년 4월 시작된 나꼼수 방송에 참여하면서도 이어졌다. 작년 12월 방송분에서 그는 당시 정봉주 전 의원에게 "봉주형, 봉주형, 나는 봉주형의 ×(남자 성기)이 될래"라고 했다.
김 후보는 지난달 14일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으로 투옥 중인 정 전 의원 지역구인 노원갑에 공천을 받았고 '나꼼수의 선거구 세습' 논란이 일었다. 공천 3일 전 공개된 나꼼수 방송에서도 김 후보는 공동 진행자인 김어준·주진우씨와 함께 2시간27분 동안 50여회 욕설을 했다. '새끼' '×발' '지랄' 같은 욕설부터 성적인 비하 수위가 심한 '×까' '×' 등도 포함됐다. 방송 도중 김어준씨가 김 후보에게 '니 원래 계획대로 방송 끝나면 목사 할 수 있겠어'라고 하자 김 후보는 "우리 큰 목사님도 '목사질' 하는데 뭐"라고 했다. 김 후보의 부친은 목사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 김승동 목사)는 4일 논평을 내고 "나꼼수 후보는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는 마음으로 총선 후보를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자유선진당은 "국회의원이 되려는 후보자의 자질은 물론 기본적 인성까지 의심된다"고 했다.
김 후보는 극동방송과 기독교TV PD를 거쳐 각종 매체에서 '시사평론가'로 활동하다 작년 4월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멤버로 합류했다. 목사인 아버지(서울 마장동 모 교회 원로목사)의 영향으로 강남대 신학과를 졸업했다.
이날 김 후보는 "지난 과거를 반성하면서 모두 짊어지고 갚으며 살아가겠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후보 사퇴 여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