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A씨의 남동생(25)은 기자와 만나 "누나가 휴대전화 부품회사에서 조립 일을 하고 돌아가던 길에 끌려갔다"고 말했다.

―누나는 어떤 상황에서 당했나?

"휴대전화 하청업체에서 부품조립일을 하고 있었는데 그날은 일요일인데도 납품할 물량이 있었다. 이 때문에 오후 1시 30분쯤 회사로 출근해 오후 10시 30분까지 일을 하고 퇴근하던 길이었다. 시간이 늦어 매일 집까지 타고 다니던 마을버스가 끊겨 1㎞정도 떨어진 집까지 걸어갔다."

―가족과 함께 살았나?

"누나는 고향 부모님과 살면서 대학 졸업 후 3년 정도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다가, 작년 8월쯤 큰누나가 살고 있는 수원으로 올라왔다. 처음에는 시내버스로 1시간 거리인 경기도 오산의 휴대전화 부품공장을 다녔다. 그런데 거리가 멀고 일이 많아 지난 2월에 지금의 수원 회사로 옮겼다."

―집안이 넉넉지 않았던 모양이다.

"환갑인 아버지는 일용직 근로자이고 어머니는 식당일을 하며 어려운 환경에서 우리 3남매를 키웠다. 누나는 주말까지 나가 일을 해도 비정규직이라 한달에 170~180만원밖에 받지 못했다. 그나마도 아버지 카드빚 갚으라고 200만원을 주고 어머니랑 내 용돈으로 10~20만원씩 주는 식이었다. 그런데도 힘든 내색하지 않았다. 누나한테는 가족만 있고 자신은 없었다."

살인마 오원춘의 얼굴

―누나의 꿈은?

"누나는 원래 인문계를 가려고 했는데 집안 형편 때문에 실업계를 갔다. 고교 졸업 후에 2년 정도 자동차부품회사에서 경리로 일했는데 그 때 번 돈으로 군산의 한 전문대학에 입학했다. 부모님께 부담주기 싫다며 아르바이트 하면서 혼자 힘으로 수백만원 하는 등록금도 다 냈다. 그런데 막상 졸업하니 지방 전문대 출신이라 취직이 안됐다. 누나는 공무원은 학벌 차별도 없고 월급도 안정적이라 합격만 하면 부모님께 도움이 될 수 있을것 같다고 했다."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3년 넘게 준비를 했지만 돈이 없어 학원도 못 가고, 일도 하느라 공부를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